안세영이 지난달 수디르만컵 대만전 여자단식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과 라이벌 천위페이(27·중국)의 시즌 4번째 라이벌전이 시작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인도네시아오픈이 그 무대다.
인도네시아오픈이 3일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인도네시아오픈은 BWF 투어 슈퍼1000 시리즈로 총상금 145만달러가 걸린 월드투어 최상위 등급의 대회다. 안세영이 지난 3월 우승했던 최고 권위 전영오픈과 중국오픈, 말레이시아오픈 등과 함께 투어대회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지난주 싱가포르오픈(슈퍼 750)에서 시즌 첫패를 당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딛고 우승에 도전한다.
2025년 파죽지세로 승승장구하던 안세영은 싱가포르오픈에서 처음 좌절을 맛봤다. 8강에서 세계랭킹 5위인 맞수 천위페이에게 0-2(13-21 16-21)로 패하며 이 대회 3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을 차례로 우승하며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단체전인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단식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27연승을 달리다 라이벌 천위페이에게 첫 패를 맛봤다.지난주 싱가포르오픈에서 우승한 천위페이. 소후닷컴 캡처
지난해 파리올림픽 8강 탈락 후 오랜 기간 휴식을 보내다 올해 2월부터 국제무대에 나서고 있는 천위페이는 이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그는 3월에 열린 오를레앙 마스터스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패한 뒤 이어 열린 전영오픈에서도 안세영에게 패해 8강에서 탈락했다. 이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안세영이 출전하지 않은 스위스오픈에 이어 아시아선수권까지 내리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달 수디르만컵에서 중국의 4연패에 힘을 보탠 천위페이는 안세영이 출전하지 않은 태국 오픈 정상에 오르며 컨디션을 크게 끌어올렸다. 그리고 싱가포르오픈에서 마침내 안세영을 꺾은 뒤 결승에서 랭킹 2위인 자국의 왕즈이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랭킹포인트를 크게 끌어올린 천위페이는 3일 발표될 새로운 세계랭킹에서 2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도네시아오픈도 결국 안세영과 천위페이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된다. 이번엔 천위페이가 안세영에 이어 2번 시드를 받으면서 이들이 토너먼트를 무난히 통과하면 결승에서 맞붙는 대진이 짜였다.안세영(왼쪽)이 2023 전영오픈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2위 천위페이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세영은 8강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폰파위 초추웡(태국·7위)을 넘으면 4강 진출이 유력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와의 승부가 우승에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을 넘기면 천위페이 혹은 왕즈이와 맞대결이 예상된다.
안세영으로서는 토너먼트 초반에 컨디션을 끌어올려 결승 대결이 유력한 천위페이에 설욕을 노린다. 싱가포르오픈 패배의 아픔과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천위페이에 패했던 아픔까지 한 번에 설욕할 수 있다. 정상 폼을 회복한 천위페이와 변함없는 여제 안세영의 라이벌전이 이번주 배드민턴 코트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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