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만 해도 2000만원 파격 제시
AI 인재 턱없이 부족, 이공계 박사 6%만 AI 분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인공지능(AI) 패권 전쟁 속 한국도 AI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인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2000만원 합격 축하금까지 등장하는 등 기업마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부족한 AI 인재를 모으기는 역부족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한국 AI 인재들이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2일 IC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성형 AI 전문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이하 뤼튼)는 채용 일정을 공지하면서 합격 인원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합격자는 실제 근무를 하지 않고 합격만 하더라도 2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관련 기사 2면
토스는 1000명대 대규모 채용 일정을 발표하면서 1차 직무 면접을 보는 인원에게 면접비 1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KT는 AI 인재 유치를 위해 대표가 직접 나서 억대 연봉을 내걸고 있다. KT는 급여 상한까지 폐지했다.
IT업계 채용 한파로 파격적인 ‘현금 보상’은 사라진 풍경이 됐지만, AI 인재 유입을 위해 기업마다 다시 돈을 풀고 있다. 과거 넥슨, 슈퍼캣 등 게임사들이 우수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 수백만원대 채용·면접·추천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는 단순 개발자가 아닌 ‘AI 고급 인재’를 확보하고자 현금 살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AI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에선 AI 고급 인재를 데려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생성형 AI 시대가 촉발된 상황에서, 경력과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의 ‘2024 이공계 박사 추적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배출된 국내 이공계 박사 9247명 중 AI 분야는 61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공계 박사 중 약 6.68%에 그치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지난해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자격을 갖춘 AI 전문가는 전 세계 1000명 미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IT는 오로지 사람에게 의존해 돌아가는 업계인데, LLM 개발 부서를 통솔할 수 있는 핵심 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력 5년을 넘는 인재는 찾는 것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내 IT기업 인사 담당자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AI 응용 분야와 달리, LLM 설계나 AI 반도체 제어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AI 기반 기술 분야 전문가는 상위권 대학 석박사는 갖춰야 한다”며 “이 같은 고급 인재는 찾기 힘들고, 찾는다고 해도 해외로 떠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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