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자 다 찾아내 책임 물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주체육관 시계탑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일 “내란 종식을 위해 책임·동조자를 다 찾아내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내란 동조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6·3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정치 보복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그런데 사전 투표 마지막 날이자 본투표를 나흘 앞둔 이날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비상계엄 동조자에 대한 특검 수사를 강조하고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 아들을 겨냥해 제기한 이른바 ‘젓가락 발언’ 논란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아내를 비하했다는 논란 등이 선거 막판 변수로 부상하자, 이 후보가 이른바 ‘내란 프레임’을 가동해 맞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 발언 논란과 별개로 아들이 문제의 댓글을 작성한 것에 대한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한 표현에 대해서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잘못 키운 제 잘못”이라면서도 “댓글 표현을 과장·왜곡해서, 마치 성적(性的) 표현인 것처럼 조작해서 국민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여성 혐오 발언을 국민 토론의 장에서 함부로 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많은 국민이 이미 아들이 단 그 댓글의 실체를 알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허위 사실이라는 것이냐”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이런 가운데 민주당 가짜뉴스대응단은 지난 27일 3차 TV 토론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젓가락 발언’을 사실 확인 없이 인용·보도했다며 기자 9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생성·유포해 범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래픽=이철원
이 후보는 이날 유시민 전 이사장의 김문수 후보 아내 설난영씨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밤 공개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고졸 노동자인 설씨가 생각하기에 대학생 출신 노동자인 김 후보는 자신과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그런 남자와 혼인을 통해 내가 좀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있어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유 전 이사장에 대한 비판은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김문수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아내 설씨에 대해 “위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저와 가족을 지킨 훌륭한 사람”이라며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쓰인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유세에 나선 김 후보는 울먹이기도 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유 전 이사장 발언을 두고 “여성을 주체적이지 않고 판단 능력조차 없는 존재로 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유씨의 여성에 대한 파렴치한 언행을 규탄하고,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에서 “표현이 거칠었던 건 제 잘못”이라며 “좀 더 점잖고 정확한 표현을 썼더라면 비난을 그렇게 많이 받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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