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국내 민간 발사체 시장에 '낭보'
우나스텔라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에 위치한 자체 발사장에서 28일 오후 11시 50분 길이 9.45m, 총 중량 2톤(t)에 추력 5t급 엔진을 탑재한 소형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UNA EXPRESS-I)’를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우나스텔라 제공
국내 발사체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발사체를 국내 최초로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발사체 스타트업이 해외 발사장에서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한 적은 있었지만 우리 땅에서 발사에 성공한 것은 최초다. 연이은 일정 연기와 실패로 위축됐던 국내 발사체 시장에 활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나스텔라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에 위치한 자체 발사장에서 28일 오후 11시 50분 길이 9.45m, 총 중량 2톤(t)에 추력 5t급 엔진을 탑재한 소형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UNA EXPRESS-I)’를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는 시험 발사 목표인 비행거리 10km 달성에 성공한 뒤 고흥군 해상 안전 설정 구역으로 낙하했다.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 소속 연구팀들이 개발 중인 미세 중력 시험 장치가 실렸다.
우나스텔라는 지난해 첫 시험 발사를 시도했지만 엔진 추진 계통의 문제로 점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지난주에 시험 발사 재시도에 나섰지만 지상에서 연료를 공급하는 설비의 밸브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사가 미뤄지기도 했다.
이후 우나스텔라는 밸브 이상 문제를 해결해 28일 시험 발사에 나서 성공했다. 우나 익스프레스의 발사는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한반도에서 자력으로 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첫 시험 발사에 나섰다가 좌절했고 '이노스페이스'가 상업용 발사 일정을 수차례 미루며 위축된 국내 민간 발사체 시장에 전해진 낭보다. 우나스텔라의 시험발사 성공이 스페이스X처럼 국내 상업용 발사 시장이 열리는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발사는 우주항공청의 우주산업 부품 국산화 사업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을 실제 발사에 적용시킨 첫 사례다.
항우연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단이 총괄하는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주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산업체를 중심으로 핵심기술을 인증모델(QM) 단계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다. 우나스텔라는 2023년 11월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의 수요 기업으로 참여하는 기업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발사에는 국내 기업인 단암시스템즈의 '에비오닉스 통합기술', 한양이엔지의 '단간연결 엄빌리칼기술'이 도입됐다. 에비오닉스 통합기술은 항공기나 발사체에 탑재돼 비행 제어, 항법, 통신 등을 통합하는 기술이다. 단간연결 엄빌리칼기술은 발사체와 지상 장비를 연결해주는 모든 전력·연료·신호 라인을 하나의 구조물로 통합해 연결하고 분리하는 기술이다.
우나스텔라는 시험 발사 성공을 발판으로 전기모터펌프 사이클 엔진 기반의 우주 발사체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기모터펌프 사이클 엔진은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 모터가 구동하는 터보펌프로 압송해 연소실로 보내는 방식의 로켓 엔진 사이클이다. 보통 고도 100km 이상 도달해야 탑재물을 우주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발사체를 우주 발사체로 본다.
박재홍 우나스텔라 대표는 “발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우나스텔라가 일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험 발사 성공은 우나스텔라가 2022년 2월 회사 설립 이후 약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우나스텔라는 전직원이 19명인 소규모 회사다. 우나스텔라는 시험 발사에 이르기까지 약 20개의 민관군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을 직접 진행했다. 우나스텔라는 조광래 전 항우연 원장으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기도 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나스텔라의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 발사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마침내 상업 발사의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것을 축하드리며 우주항공청은 우나스텔라를 비롯한 발사체 기업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마음껏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축하 메세지를 보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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