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여파에 李 우클릭 전략 통해
“대세 유지” vs “이슈에 민감” 분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줄곧 핵심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중도층에서 50% 안팎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보수 진영이 리더십 혼란을 겪는 동안 이 후보가 ‘우클릭’ 전략으로 중도 민심 선점에 나선 게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중도층의 표심 변화 여부가 대선 승패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는 중도층에서 54%의 지지율을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7%)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12%)를 크게 앞섰다.
이재명 후보의 ‘중도층 우세’ 현상은 이달 내내 지속됐다. 이 후보는 한국갤럽의 5월 3주차(지난 13~15일) 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 52%를 기록해 처음 과반을 달성했고, 직전(20~22일)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정권교체론에 힘을 싣는 중도층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도층 표심은 탄핵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할 때마다 이 후보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후보가 지난 2월 18일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선언한 뒤부터 쏠림 현상은 더욱 도드라졌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이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은 중도·보수 선언 전 30% 안팎에 머물다 이후로는 30%대 중후반으로 올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4일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뒤에는 중도층 지지율이 40%도 넘어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이 공식 선거운동 돌입 직전까지 대선 후보 교체 파동을 겪는 동안 이 후보는 ‘경제 성장’과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적극적인 중도 구애에 나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마지막 TV토론에서도 다른 후보가 중도층이 가장 싫어하는 ‘남 욕’을 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정치 공세를 피하고 성장 의제를 외치는 전략을 폈다”며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기는 어려운 상황처럼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중도층 민심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변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김 후보는 계엄과 단절하지 못했다는 점, 이준석 후보는 자극적 발언을 한 탓에 (외연 확장) 한계가 있다”면서도 “중도층은 뿌리가 약해 언제든 표심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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