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선 후보 간 마지막 3차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해 노골적 언급을 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28일 경찰에 고발됐다.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과 형법상 모욕·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선 토론 방송을 시청한 여성들을 심각하게 모욕했을 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역시 이 후보를 정보통신망법 44조 위반, 아동복지법 17조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2000명이 넘는 시민이 단체 고발인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열린 정치 분야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원색적 표현을 하며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이 발언이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성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이러한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승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아이들까지 지켜보는 생방송 토론 현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을 꺼내면서 저열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 후안무치가 곧 젊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대위 여성본부도 성명을 내고 “여성에 대한 모욕과 혐오의 발언이 어떤 제지도 없이 나온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준석 후보는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에 대해서 대선 후보는 물론 의원직에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맹공을 펼쳤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정치는 끝났다. 사퇴해야 한다”며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저질을 어찌 국회에 두겠나”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 진보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인터넷상에서 누군가가 했던 믿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구한 것”이라며 “공공 방송인 점을 감안해 원래의 표현을 최대한 정제해 언급했지만, 두 후보는 해당 사안에 대한 평가를 피하거나 답변을 유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 대선에서도 돼지 발정제 표현 관련 논란이 있었지만, 홍준표 후보는 자서전의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며 “지도자의 자세란 불편하더라도 국민 앞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