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책임당원 여론조사 의혹에…국힘 “당권 관련 없다” 선 긋기
민주당 관계자 “이례적인 여론조사 ‘경선’에서 쓰이는 방식”
개혁신당 관계자 “좋게 해석해도 불안한 후보용…무의미한 조사”
김철현 “원본데이터 확보와 당내 후보 불안정성 문제로 보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유세 현장에서 당직자 및 지역 관계자들과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희태 기자
국민의힘 ‘책임당원 여론조사’가 당내 균열을 재차 부추겼다. 해당 여론조사가 ‘당원 확인용’이라는 의혹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정치권은 대선 전 ‘책임당원 여론조사’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28일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여론조사’와 차기 전당대회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대선 전 책임당원 여론조사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인만큼 책임당원만 따로 조사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책임당원 여론조사’ 당권 준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책임당원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며 “박대출 사무총장에게 역대 대선에서 이런 조사가 있냐고 묻자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원들 사이에 대선 이후 전당대회용 당원 감별조사라는 의심이 퍼져있다”며 “명태균식 여론조사 조작기법을 위한 ‘원본 데이터’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를 담당한 A업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는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투표 여부’와 ‘어떤 대선 후보를 뽑을지’ 등을 물었다.
정치권에서는 투표일이 임박한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투표일이 다가오면 지지층 기반 여론조사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는 경선과정에서 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단위 선거에서 자신의 텃밭 민심만 살펴보는 것은 목표지점이 너무 이상하다”며 “진짜 당원을 걸러내기 위한 과정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경선 과정에서 책임당원 여론조사를 한다. 후보가 확정되면 책임당원 여론조사는 아무런 의미는 없다”며 “투표일이 다가오면 후보들은 중도층 확장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또 “최대한 좋게 해석해도 후보 지지세가 불안하니 텃밭을 조사한다는 이유밖에 없다”며 “특히 해당 여론조사 기간은 전략적으로 굉장히 무의미한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번 여론조사가 두 가지 이유를 모두 내포한다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책임당원 여론조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여론조사는 ‘원본 데이터’ 확보와 불안한 후보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여론조사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관련된 데이터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는 당권에 도전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당 지지층이 강성·중도로 갈라져 있다. 중도 성향이 있는 책임당원 중 김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이를 파악하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