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
"오이영, 납득가지 않는 부분 없었다...계기가 가장 중요한 사람"
"구도원과 같은 집에서 같이 먹고 자고 살다가 연애 감정 생겨"
"씩씩한 척 했지만, 수술방서는 무너지는 인간적인 모습에 정이 가"
(MHN 이윤비 기자) 배우 고윤정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오이영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1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은 의사 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다.
지난 4월 공개된 '언슬전'은 전공의 파업 여파로 인해 공개되기까지 약 1년여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이에 고윤정은 "촬영이 끝난 지 1년 만에 봐서 저도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났다. 그래서 80% 이상은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있다. 그래서 더 재밌다"고 밝혔다.
이어 "주위에서 오이영과 구도원이 어떻게 되느냐, 언제 이루어지냐 물어봐도 그게 9회인지, 10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늘 다음주 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극 중 고윤정은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 오이영을 맡아 연기했다. 오이영은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로 율제병원에 다시 들어가지만 의사로서의 사명감은 없다.
평소 캐릭터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작업을 한다는 고윤정. 그런데 오이영은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고. 그는 "오이영은 계기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의욕이 없고 연애할 때는 의욕이 있다"며 자신의 분석을 밝혔다.
그는 "초반에는 일에 전념할 명확한 이유 없이 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의욕이 생길 리가 없지 않나. 연애할 때는 모두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어른 구도원을 만나니까 꽂혀서 열심히 플러팅한다"며 "그런 식으로 이영이는 계기가 필요한 친구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고윤정은 "제가 환자라면 오이영 같은 의사를 안 만나고 싶을 거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그는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큰 병을 얻어 병원에 갔는데 세상 무뚝뚝하고 의욕 없어 보이는 의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초반의 그런 모습들이 있어서 오이영이 성장하는 과정이 극대화돼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이영은 드라마 초반 언제나 딱딱한 얼굴과 영혼 없는 리액션이 트레이드 마크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솔직함을 보여준다.
고윤정은 "이영이는 무표정이 디폴트다. 남한테 관심도, 감정도 없다. 기분이 나쁘거나 좋다고 해서 표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워낙 표정이 없는 캐릭터라 연기할 때 (감정이) 과해지지 않게 밸런스를 두는 것을 중점으로 했다"고 밝혔다.
또 로맨스 연기와 의사 연기 차이를 묻는 말에 고윤정은 "둘 다 재밌었다. 실제로 나 또한 친구, 남자친구, 감독님, 부모님 앞에서 다 태도가 다르다. 그런 것처럼 관계에 있어 차이를 두는 게 참 흥미로웠다"고 답했다.
이어 "어려우면서도 존경하는 교수님과의 관계, 문득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 사돈총각과의 관계, 직장 동료에서 친구가 되어가는 동기들과의 관계 모두 그랬다. 오이영과 관계된 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까 더욱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중 고윤정은 오이영 구도원 간의 관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그는 "선배였다가 남자로 보이는 포인트는 이해한다. 그런데 같은 에서 같이 먹고 자고 살다가 연애 감정이 생긴다. 심지어 형부의 동생이다. 집에서도 마주칠 텐테 그런 부분에 있어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언슬전'은 에피소드마다 전공의들이 여러 환자를 만나고, 환자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시청자를 울렸다. 고윤정은 기억에 남는 대사로 자궁 내 태아를 사산한 임산부 산모를 위로하는 장면의 대사를 꼽았다.
그는 "연기하면서 목이 계속 메였다. 그런데 오이영이라면 본인의 아픔이 덤덤해질 때까지 괜찮은 척을 할 수 있는 상태였을 거고, 환자에게 현실적이면서도 공감할 수 있게 전했을 거다. 그 담담하고 서툰 위로가 인상 깊었으며, 어떤 위로보다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고윤정은 무뚝뚝하지만 알고보니 정 많은 오이영의 반전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았다고. 그는 "이영이가 씩씩한 척했지만, 수술방에서는 무너지는 인간적인 모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엔 병원에 정 주지 말고 돈만 벌고 나가자는 마음이 압도적으로 컸다가 중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입덕부정기를 지나고 이 병원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이게 되는 모습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욕도 없고, 모든 게 서툴고 부족해 보이고 아예 성장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그려지다가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인 것 같다. 중간중간의 인간적인 면들이 이 캐릭터에 정이 들 수 있는 포인트였다"고 덧붙였다.
고윤정, '구도원' 정준원과 로맨스 인기?..."이게 터질 줄이야" [mhn★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MAA,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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