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국수' 조훈현이 응씨배 우승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15일 저녁 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00회 특집에서는 한국 바둑계 레전드이자 프로 대회 통산 최다승의 주인공 조훈현이 출연, 허영만과 목포에서 세 끼를 먹었다.
조훈현은 지금까지 받은 대국 상금 중 최고액에 대한 질문에 "아무래도 응씨배 우승 상금"이라고 답했다. "1989년 대국인데 아직도 그게 최고액이냐"며 허영만이 놀라자 조훈현은 "그게 40만 달러였으니까"라고 말했다. 40만 달러는 당시 한화 약 2억 7000만원으로 강남 아파트 약 3채 값이었다.
조훈현은 거액의 상금 때문에 대국 중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거 이기면 세계 1등에 돈이 40만 달러잖나. '어디다 써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그 생각밖에 안 나더라"며 "그 생각만 안 했어도 최선을 다했으면 그럴 일이 없을 텐데 약간 물러서다 보니까 불리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허영만이 50평짜리 아파트가 30평짜리가 된 거냐고 농담하자 긍정한 조훈현은 "그나마 그때 정신 차려서 다행이다. 그때부터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목포가 고향인 조훈현은 "5살 때 바둑 공부를 하러 서울로 올라갔다"며 목포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죽동 20번지 인근에 거주했었는 잘 생각이 안 난다"며 "옆으로는 차 타고 많이 지나갔는데 직접 두 발로 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조훈현은 10대 시절 세고에 겐사쿠(瀬越憲作)의 내제자로 들어가면서 유년 시절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다.
이날 조훈현은 영화 '승부'에서 자신을 연기한 이병헌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조훈현은 "그전에 바둑 영화를 봤다. 고수라는 분이 이상하게 잡더라"며 "프로가 프로라기보다도 고수가 그건 아니다 해서, 티가 난다고 손 모양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승부' 제작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바둑 대국 중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기냐, 지냐 목숨이 걸린 건데 아무리 좋아도 웃을 수가 없다"며 "그런 것만 찍히니 '인상이 험하네', '인상이 더럽네' 이러더라. 바둑 끝나고는 생각보단 부드러운 남자"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 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TV CHOSUN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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