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첨단 SDV용 플랫폼 개발
한화 NxMD와 차량 무선 연결 혁신
“한국 시장 중요... 韓 자동차 산업 덕분에 성장”
“전기차 캐즘, 곧 회복 가능성 높아”
안드레아스 우르시츠 인피니언 마케팅 최고책임자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례 기술 협력 포럼 '인피니언 옥토버테크 서울 2025'를 열었다./최지희 기자
세계 1위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22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례 기술 협력 포럼 ‘옥토버테크 서울 2025’를 열고 LG전자, 한화 NxMD 등과 협력을 잇달아 발표했다. 1999년 독일에서 출범한 인피니언은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를 비롯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센서반도체 등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안드레아스 우르시츠 인피니언 칩 마케팅 최고책임자(CMO)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장소이자 인피니언의 중요한 성장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韓 기업과 다양한 협력… 전기차·에너지 분야 등 기술 개발
인피니언은 이날 LG전자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분야에서 협업한다고 밝혔다. 인피니언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차량 내 다양한 시스템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크로스 도메인 컨트롤러(xDC) 플랫폼과 차량 내 특정 구역을 관리하는 존 제어장치, 그리고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인피니언 측은 “LG전자의 전장 기술과 인피니언의 반도체 기술로 SDV 기술을 발전시켜 자동차의 안전과 지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피니언은 한화 NxMD와도 자동차 무선 연결 솔루션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화 NxMD의 무선통신 모듈에 인피니언의 ‘AIROC 와이파이-블루투스 콤보 솔루션’을 적용해 콕핏 도메인 컨트롤러(CDC)에 장착, 빠르고 안정적인 무선 연결을 구현한다. 이 모듈은 컴팩트한 크기와 뛰어난 성능으로 글로벌 차량 부품사로부터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았다고 인피니언은 전했다. 두 회사는 협력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인피니언은 현대차·기아, LG일렉트릭 등 다양한 한국 기업들과 꾸준히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2000년대부터 센서반도체와 전력반도체를 공급받아왔으며, 2023년 10월 인피니언과 전략적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전력 성능 향상을 위해 공동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LS일렉트릭과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 12인치 웨이퍼 기반 GaN 칩 생산... “韓 자동차 업체에 기회"
이날 행사에서 우르시츠 CMO는 인피니언이 업계 최초로 생산한 300㎜(12인치) 파워 GaN(갈륨 나이트라이드)를 적용한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공개했다. 웨이퍼 크기가 클수록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칩 수가 많아 생산성이 향상되는데, 현재 200㎜(8인치)가 아닌 300㎜ 웨이퍼로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은 인피니언뿐이다.
우르시츠 CMO는 “300㎜ 웨이퍼를 이용해 GaN 칩을 만드는 건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혁신”이라며 “GaN 반도체는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소형화가 가능해 전기차,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GaN 기술이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에 GaN 반도체를 적용하면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주행할 수 있어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인피니언은 현대차 등에 공급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쿨림에 있는 300㎜ 웨이퍼 생산시설을 GaN 웨이퍼 생산을 위한 시설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인피니언은 올해 초 현대차로부터 우수 협력사 인증평가제도인 ‘기술 5스타’ 인증을 받았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침체)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피니언은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조만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수 인피니언 코리아 대표는 “현재 전기차 캐즘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단기에 원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 1~2년 내 정상 궤도에 복귀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인피니언이 내세우는 모토는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다. 자동차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반도체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르시츠 CMO는 “화석 시대에는 가스, 석탄 등이 주요 자원이었지만,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갈 청정 시대에는 반도체가 새로운 금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청정 시대에 필수적이지만 제조 과정에서 자원 소모가 수반되므로, 인피니언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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