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개청 1주년 기자간담회
스타십이 메카질라에 고정돼 있는 모습 / 사진=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용 초대형 로켓 스타십에 한국 탑재체를 실을 것인지 제안을 해왔습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지난 21일 우주항공청 개청 1주년을 맞아 경남 사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주청은 화성 탐사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화성탐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미 우주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끄는 문투마스(Moon To Mars·달에서 화성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 탐사보다 화성 탐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TF를 통해 이같은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윤 청장은 "미국이 정책적으로 큰 변화를 겪으면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차질이 올 것 같다"며 "우리나라도 기존 달 탐사 계획은 병행해야 하지만 달 이후 논의하려고 했던 화성 탐사(화성 궤도선 2035년, 2045년 화성 착륙선)계획을 앞당길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페이스X와 협력 범위와 목적은 제대로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내부 TF는 우주농업·제약 등 도전적인 연구를 검토 중이다.
윤 청장은 한국의 현행 주력 발사체 누리호의 민간 기술이전도 연내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기술 이전료, 기술이전 범위 등 협상을 큰 틀에서 완료해서다. 윤 청장은 "기술이전이 완료되고 6차 발사도 끝나면 2028년부터는 한화가 발사를 주도해야 한다"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공공이 주도했던 우주 수송을 민간이 이어받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6차 이후의 누리호 추가발사는 3번은 더 필요하다고 윤 청장은 내다봤다. 발사체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최소 90% 이상의 성공률이 담보돼야 한다. 윤 청장은 "누리호는 1차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6차 모두 성공해도 성공률이 80%대"라며 "글로벌 주요 발사체 성공률이 95%인 만큼 누리호는 9차 발사까지 성공해야 90%에 근접한 신뢰성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주항공청의 예산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예산이 전년 대비 27% 증가한 9649억원에 달하지만 일본은 우리의 5배, 미국은 30배 수준"이라며 "내년 예산은 최소 1조 3000억원, 궁극적으로는 3조원 규모까지 확대돼야 국제무대에서 기술적·정책적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당 2500달러 수준의 경제성 있는 재사용발사체를 확보해 '우주 고속도로를'를 만들겠다는 장기 비전도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지난 21일 우주항공청 경남 사천 본청에서 기자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우주항공청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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