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 재결정 발표
이용자협회 청원 받아
청소년이용불가→15세 이용가로 하향
게임 '발라트로'의 한 장면. 플레이스택 제공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포커의 규칙을 활용한 카드 게임 '발라트로'의 연령 등급을 청소년이용불가에서 15세 이용가로 내리는 등급 재결정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게임 이용자의 재심의 청원을 전격 받아들인 것으로 그 동안 시장 평가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던 게임위의 등급 분류 규정이 이용자 친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날 게임위에 따르면 15일 전체 게임위원 9인이 참석한 등급분류회의에서 발라트로에 대한 재심의 안건을 심사숙고한 끝에 '15세 이용가' 등급 재결정을 내렸다. 2024년 출시된 발라트로는 포커의 규칙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드를 기반으로 한 무작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1인용 카드 게임이다. 2025년 게임개발자회의(GDC)와 2024년 '더 게임 어워드' 등에서 상을 여럿 수상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3월 28일 게임이용자협회는 '발라트로 게임물의 청소년이용불가 등급분류결정 철회 및 재심의 요청' 청원을 게임위에 제출했다. 유럽의 게임물 등급분류 기관인 범유럽게임정보(PEGI)가 발라트로의 등급을 18세에서 12세로 내린 전례와, 각종 수상 경력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애초 규정에 따르면 연령 등급 결정은 3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재등급 분류 절차를 진행할 수 없지만 게임위는 청원심의회의 2회를 거친 결과 '행정기본법'에 따른 '사정 변경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해 청원을 받아들이고 재심의에 돌입했다. 뒤이어 외부 게임 전문가를 모아 자문회의를 두 차례 열었고 관련 법률 검토와 이전 등 급분류 신청자의 동의 등 필요 절차를 거친 끝에 등급 재분류를 결정했다.
게임위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면 재등급 분류가 불가능한 제도적 문제와 더불어 등급분류규정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관련 제도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서태건 게임위원장은 "부임 이후 다양한 경로로 해당 게임의 등급을 재분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고 청원법 절차 등을 통하여 뒤늦게나마 등급 하향 결정이 이뤄진 것은 다행스럽다"며 "이용자분들에게 더 다가가는 게임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이용자협회장인 이철우 변호사는 "요청에 응하여 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적극적 개선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 "등급 관련 재논의가 필요한 사례에 관해 바로잡기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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