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오픈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여자 초등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40대 유부남이 미성년자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적이 있었다. 이 남성의 범죄 수단은 오픈채팅방. 무방비로 노출된 온라인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A양에게 자신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준 뒤 자신을 19살이라고 속여 '그루밍 성범죄(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를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
오픈채팅방이 그루밍 성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에 카카오가 칼을 빼 들었다. 카카오는 19일 아동 및 청소년 보호 강화를 위해 '카카오톡 운영정책'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그루밍 목적의 대화 등이 적발될 경우 자비 없이 즉시 카카오톡 전체 서비스에 대한 영구 제한에 들어간다. 카카오는 이 같은 내용을 6월16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이번 정책 개정은 아동 및 청소년 보호를 중심에 두고, 불법 정보 유통 방지 등 부적절한 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 착취 목적의 대화 (일명 '온라인 그루밍') 관련 세부 금지 행위 명시 및 제재 대상 확대 △성매매 및 성 착취 목적의 대화 등에 대한 금지 행위 추가 △테러 예비, 음모 선동, 선전 행위 및 폭력적 극단주의 정보 공유 금지 △불법 채권 추심 행위 금지 등이다.
특히 카카오는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 착취 목적의 대화' 관련 정책 적용 대상을 아동 및 청소년 간의 대화에도 확대 적용한다. 또 성적 암시, 과도한 친밀감 표현, 개인정보 요청, 다른 채팅 플랫폼으로의 이동 제안 등을 구체적인 금지 행위로 명시했다. 또 아동 및 청소년이 스스로 성범죄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이용자에게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 편의 제공 등을 요청하는 행위나 대가성 성적 만남을 제안하는 행위도 금지 항목으로 명시했다.
카카오는 아동 및 청소년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용자 또는 기관 등의 신고를 통해 위반행위를 확인하면 해당 이용자는 즉시 카카오톡 전체 서비스가 영구적으로 제한된다. 또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관련 정책을 위반한 이력이 확인된 이용자는 카카오톡 재가입 이후에도 오픈 채팅 서비스의 이용이 영구적으로 제한된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아동 및 청소년 보호 강화를 위해 미성년자 보호 조치 간소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법정대리인의 신청만으로 아동 및 청소년의 오픈 채팅 이용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 보호 조치 적용 기간도 기존 180일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또 '카카오 고객센터'에 별도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신청 절차 및 제출 서류를 대폭 간소화했다.
손성희 카카오 청소년보호책임자는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운영정책을 지속 점검하고 개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프라이버시 및 안전 간 균형을 고려해 최적의 이용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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