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전철 그대로 밟는 음원시장
유튜브 뮤직·스포티파이 급성장
점유율 56%…이용자 수 3배↑
‘토종’ 멜론·지니뮤직은 감소세
글로벌 플랫폼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이어 국내 음원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토종 서비스를 제치고 무서운 기세로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해외 음원 플랫폼 이용자 규모가 국내 플랫폼 이용자를 넘어섰다. 국내 주요 콘텐츠 시장을 해외 플랫폼이 싹쓸이 하면서, 토종앱은 설 곳을 잃고 있다. ▶관련기사 4면
한편에선 ‘끼워 팔기’ ‘무료’ 등 외산 플랫폼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19일 애플리케이션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과 스포티파이를 합친 해외 음원 플랫폼 이용자 총 규모는 1308만명으로 나타났다. 멜론·지니뮤직·플로 등 국내 음원 플랫폼 이용자 수(1037만명)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사용자 점유율은 ▷유튜브 뮤직 42% ▷멜론 26% ▷스포티파이 14% ▷지니뮤직 11% ▷플로 8%로 집계됐다. 유튜브 뮤직·스포티파이 등 해외 플랫폼의 합산 비율(56%)이 시장 점유율 절반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 점유율이다.
해외 플랫폼의 시장 공세는 가속이 붙고 있다. 2021년 4월만 해도 유튜브 뮤직·스포티파이의 이용자 총수는 449만명 수준에 그쳤다. 불과 4년 만에 3배 가까이 이용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시장 절반 이상을 장악한 셈이다.
유튜브 뮤직은 2023년 멜론을 앞지르고 1위를 꿰찬 데 이어, 4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스포티파이 역시 2021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토종 앱 지니뮤직을 뛰어넘어 3위에 안착한 상태다.
반면, 한때 국내 음원 시장의 ‘절대 1위’였던 멜론은 이용자 감소 추세다. 2023년 4월 714만명에 달했던 이용자 수는 현재 601만명까지 줄었다. 2021년 384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했던 지니뮤직은 260만명까지 이용자가 주저앉아 스포티파이에 3위 자리까지 내줬다.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것은 ‘끼워팔기’ ‘무료화’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탓이다. 유튜브 뮤직은 세계 최대 모바일 앱으로 막강한 생태계를 가진 유튜브에 묶어 팔면서 빠른 속도를 사용자를 확대했다.
스포티파이 역시 지난해 10월 광고를 들으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기점으로 국내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했다.
국내 콘텐츠 업계는 비상이다. 이미 국내 OTT 시장을 넷플릭스가 장악한 상황에서, 음악 분야까지 외산 플랫폼에 주도권을 완전히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해외 플랫폼이 막강한 생태계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는 만큼 한 번 뒤쳐진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게 시장을 완전히 뺏긴 OTT의 전철을 음악 스트리밍 시장도 그대로 밟고 있다”며 “각종 규제 역차별 등에도 토종 기업들은 열세에 놓일 수 있어 한 번 기울어진 시장을 회복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박세정·차민주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