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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랙트그룹(FlaktGroup) 프로필/그래픽=김지영

삼성전자가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를 결정한 독일 플랙트그룹(FlaktGroup, 이하 플랙트)은 전 세계 14개 생산 공장과 35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유럽 냉난방공조(HVAC) 업계 강자다. 고효율 공조 시스템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병원, 공항 등 산업용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플랙트는 2016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플렉트 우즈(Flackt Woods)를 인수한 뒤 같은해 덴코하펠(DencoHappel)과 합병을 통해 출범했다. 대형 환기 시스템 공급에 강점이 있던 플렉트 우즈와 정밀 냉각·필터링 기술을 갖춘 덴코하펠의 장점을 결합해 통합 공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00년 넘게 축적한 공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글로벌 HVAC 시장에서 상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고객 맞춤형 제품 생산과 솔루션 설계 역량이 뛰어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컴퓨터 전용 공조장치(CRAC), 팬 벽면 유닛(FWU), 자연 냉각 시스템(Free cooling system) 등 다양한 정밀 공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고효율 냉각 기술로 에너지 절감하고 가동 안정성을 높여 다수의 대형 사업을 수주했다.

영국 사우스웨스트 데이터센터 신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효율 자연 냉각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콘덴서를 공급했고 미드랜드와 이스트 미들랜드 데이터센터에도 인로우(In-Row) 냉각 장치 등을 제공했다. 네덜란드 UMCG 대학병원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경찰청 등 공공기관 데이터센터에도 플랙트의 시스템이 도입됐다.

상업용 빌딩, 공항, 철도, 제약 공장 등 산업 현장에도 고성능 HVAC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이다. 출입문 개방이 잦아 실내 온도 유지가 어려운 공간에 에어커튼 87대를 설치해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플랙트는 전 세계 60개 이상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중앙공조 시스템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를 갖춘 플랙트를 인수하면서 기존 개별공조(덕트리스) 시장을 넘어 공조 사업 전반으로 경쟁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래버 영 플랙트 CEO(최고경영자)는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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