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가 구축…3825억원에 계약
1초에 60경 번 계산하는 성능
AI, 신소재 등 다양한 활용 기대
슈퍼컴퓨터 5호기와 6호기의 성능 비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8496장을 탑재한 국가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퓨터) 6호기가 국내에 도입된다. 올해 안으로 구축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위해 휴렛팩커드 유한회사(HPE)와 3825억 원 규모의 계약을 12일 최종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5전6기 만의 성공이다. 지난 5번의 입찰에서는 HPE만 입찰에 참여했다가 이번에 HPE와 레노버가 참여했고, 규격과 성능 검토를 거쳐 HPE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HPE는 슈퍼컴 전용 네트워크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슈퍼컴퓨터 500위 순위 안에 106개의 슈퍼컴을 등재한 바 있다. 1위, 2위, 5위 등 높은 순위에 HPE의 슈퍼컴퓨터가 많아 구축 경험이 풍부하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이번에 도입될 슈퍼컴퓨터 6호기는 엔비디아의 ‘GH200’ 등 최신 GPU 8496장을 탑재해 세계 10위 이내의 슈퍼컴퓨터로 등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600페타플롭스(PF)급 연산성능, 205페타바이트(PB)의 저장공간 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조 번 연산을 뜻하는 단위로, 슈퍼컴퓨터 6호기는 60경 번 연산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국내연구자들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원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국내에 있던 슈퍼컴퓨터 5호기는 CPU 중심이라 AI나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연구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원래 슈퍼컴퓨터 수명은 5년 정도”라며 “연구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원이 없어서 경쟁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2018년에 도입된 5호기는 현재 7년째 사용 중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불면서 세계적으로 GPU 수요가 많아졌고, 이에 연구자들은 GPU를 구할 길이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과기정통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를 기초원천 연구, 공공·사회 현안, 산업 분야에 분배해 국내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분배 비율은 올해 하반기에 최종 결정되며, 전문가로 이뤄진 평가위원회가 자원 배분을 정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는 자원을 무료로 제공하며, 기초와 원천연구 40%, 공공·사회현안 20%, 산업활용 20% 등 배분을 전망하고 있다. 수요가 큰 AI 분야에는 총자원의 30%가 할당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 6호기 사업은 정해진 예산과 GPU 가격 폭등으로 인해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이 유찰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사업비를 2929억 원에서 4483억 원으로 증액했고, 마침내 이번에 최종 계약에 성공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