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12일 오후 3시에 방송이 된 아리랑TV “디플로맷 아카이브: 히든 스토리 남아공 편”은 5.18 민주화 운동 45주년을 맞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주의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신디스와 은톰볼리모 음쿠쿠(Sindiswa Ntombolimo MQUQU) 주한 남아공 대사,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정기 5·18기념재단 5·18국제 연구원 원장, 존 던(John Dunn) 케임브리지 대학교 정치국제학부 명예교수 겸 케임브리지 대학교 킹스 칼리지 객원교수, 베키 응고메줄루(Bheki Mngomezulu) 넬슨 만델라 대학교 정치학 및 국제 관계학 교수 등이 출연했다.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을 겪고 조기 대선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5.18 민주화 운동이 올해 45주년을 맞는다.
신디스와 은톰볼리모 음쿠쿠 주한 남아공 대사는 5.18을 “한국의 민주화를 향한 여정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표현하면서 특히 “한국을 오늘날과 같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고자 했던 젊은이들의 대단한 결단”이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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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역시 5.18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라는 데 동의했다. 최정기 5.18 국제연구원장은 5.18에 대해 “권위주의 체제에 대해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저항했다는 점, 5공화국의 지속적인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해 끝내 5공화국을 붕괴에 이르게 했다는 점, 그리고 최초로 과거사 정리를 시작하게 돼 한국의 정치적 지형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5.18은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의 결정적인 계기”라고 분석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하며, “군대에 의해 전기도 끊기고, 통신고 끊기며, 고립된 도시라는 절대적인 공포를 느꼈을 환경에서도 광주 시민들은 똘똘 뭉쳐서 시위대에 합류하고, 음식을 나누고, 헌혈에 나서는 등 서로를 도왔다. 세계 역사에서도 드문 눈물 나는 경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음쿠쿠 대사는 광주의 역사와 비슷한 남아공의 샤프빌 학살(1960년), 소웨토 봉기(1976년) 등 인종차별에 저항한 남아공의 아픈 경험을 소개하며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과 남아공 두 나라 모두 시민들의 큰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 희생에 대한 과거사 조사 역시 두 나라 모두 진행 중이다. 김대중 후보자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직후 김영삼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 반란과 5.18의 주범인 전두환, 노태우를 사면한 것처럼, 남아공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설립해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 행위의 진실을 밝히는 조건으로 사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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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쿠쿠 대사는 국가 화해를 목적으로 설립한 진실과 화해 위원회에 대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은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통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회복적 정의’의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후회하고 가해자를 원망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치유받았다. 또 일부는 여전히 회개하지 않는 가해자들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위원회는 남아공 사회 전반을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남아공의 사례는 2020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사에서 언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양국의 민주화 역사에서 큰 역할을 한 리더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Nelson R. Mandela) 전 남아공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은 동시대에 자국 민주화의 선봉에 섰다는 점,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2001년 만델라는 한국을 방한하는 동안 김 대통령과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과 남아공의 민주화 역사를 되새기며 민주주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디플로맷 아카이브: 히든 스토리 (Diplomat’s Archives: Hidden Stories) 남아공 편”은 아리랑 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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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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