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한국 영화가 저조한 흥행 속에 연일 고전하고 있다.
1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주 개봉한 영화 '바이러스'는 10,313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 주 누적관객수는 55,173명으로 10만 관객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순간 사랑에 빠지는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물들의 예기치 못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 독특한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로 배두나, 김윤석, 손석구, 장기하의 출연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 작품은 따뜻한 분위기와 함께 밝은 메시지로 호평을 받았지만 관객을 극장으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한국 영화의 상황도 썩 좋지 못하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와 '파과' 역시 저조한 기록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범죄도시' 시리즈로 3년 연속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마동석의 신작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극장가의 불황을 날려줄 카드로 꼽혔다. 마동석이 제작을 맡은 영화는 봄 시즌에 개봉해 좋은 기록을 쌓았기에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역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리고 개봉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마동석의 흥행 신화도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마동석이 새롭게 도전한 '오컬트'라는 장르가 어색했다는 평과 함께 박스오피스 순위가 점차 하락했다. 개봉일 다음 날 '야당'에게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뺏겼고, 이후 외국 영화인 '썬더볼츠*'와 '마인크래프트 무비'에게도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신작들의 등장과 함께 곧 극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이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누적관객수 733,627명을 기록 중이다. 200만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며, 지금 추세라면 100만 관객 돌파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개봉한 마동석의 '범죄도시4'가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걸 생각하면 더 충격적인 성적이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파과' 역시 상황은 밝지 못하다. 60대 킬러라는 신선한 설정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파과'는 현재까지 394,38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혜영의 강렬한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역시 손익분기점(130만 명)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와 '파과'는 지난 1일 '근로자의 날'부터 6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공략하려 했던 작품이다. 이때 많은 관객을 동원해 5월 장기 흥행을 노렸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이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5월 영화관의 분위기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국내 멀티플렉스 2위인 롯데시네마와 3위인 메가박스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의 합병은 영화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된 부진 속에 지금 한국 영화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OTT의 성장, 높아진 티켓 값, 경쟁력 있는 영화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가 한국 영화 불황의 이유로 꼽힌다. 여름 방학 시즌 개봉을 기다리는 대작들은 한국 영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