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성능·친환경성·경제성 잡은 촉매 개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왼쪽), 이수성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생./KAIST
플라스틱, 섬유,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의 생산에 꼭 들어가는 프로필렌(propylene)은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로 꼽힌다. 국내 연구진이 프로필렌을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신개념 촉매를 개발했다.
최민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값싼 금속 갈륨과 알루미나를 기반으로 백금은 100ppm(백만분율을 나타내는 단위)의 극소량만 사용한 촉매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2월 13일 게재됐다.
프로필렌은 프로판(propane)에서 수소를 떼어내는 ‘프로판 탈수소화(PDH, propane dehydrogenation)’ 공정을 통해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정에는 백금 촉매가 널리 사용돼 왔다. 백금은 탄소와 수소 사이의 결합을 끊고 수소를 제거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백금은 가격이 높고 반복 사용 시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갈륨과 알루미나를 기반으로 백금을 꼭 필요한 만큼만 넣은 촉매를 설계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갈륨은 프로판의 탄소-수소 결합을 활성화해 수소를 떼어내고 프로필렌을 생성하며, 백금은 표면에 남은 수소 원자들을 결합시켜 수소 기체로 전환해 촉매 표면에서 제거한다. 두 금속이 역할을 분담해 백금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촉매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백금과 갈륨의 비율을 최적화했을 때 성능이 가장 높았다. 이 촉매는 기존 1만ppm의 고농도 백금을 사용한 상용 촉매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이상적인 조성 비율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도 제시했다.
또 기존 백금 촉매의 주요 약점이었던 반복 사용할수록 백금 입자가 뭉쳐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소결’ 현상 문제도 해결했다. 연구진은 세륨을 소량 첨가해 백금 입자의 뭉침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20회 이상 반응과 재생을 반복한 뒤에도 촉매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최민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금 사용량을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촉매 비용 절감, 교체 주기 감소, 폐촉매 감소 등 경제적·환경적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대규모 공정 실증과 상업화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며, 산업 현장에 적용될 경우 프로필렌 생산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2025), DOI: https://doi.org/10.1021/jacs.4c1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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