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담배도 안 하셨고, 건강 관리는 철저하신 분이었어요. 100세까지 사실 줄 알았는데…” ‘우정의 무대’를 진행하던 시절부터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방송가 동료들은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뽀빠이’ 이상용은 그렇게, 수백 권의 유머 노트를 남긴 채 세상과 작별했다.
‘뽀빠이’라는 이름 하나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방송인 이상용이 9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뽀빠이’라는 이름 하나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방송인 이상용이 9일 별세했다.사진=MK스포츠 DB
그의 별세 소식에 방송가 동료들과 후배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사진=MK스포츠DB
그의 별세 소식에 방송가 동료들과 후배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침통한 반응을 보였다.
주철환 전 MBC PD는 “이상용 선생님은 술, 담배를 전혀 안 하시고 늘 운동으로 단련된 다부진 몸을 유지하셨다”며 “100세까지 사실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우정의 무대’ 연출 당시 이상용과 함께한 기억을 떠올리며 “군대 사회자 하면 단연 이상용이었다. 무대를 장악하는 힘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엄영수는 “뽀빠이 형님은 얼음 위에 누워버티기 게임에서도 1등하시던 분”이라며 “작년에도 혈당 수치 높다고 했지만 여전히 유머 감각과 기억력이 완벽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형님이 유머를 적은 수첩이 수백 권은 된다. 제가 ‘좀 복사해달라’고 하면 ‘내가 늙어서 방송 못 하게 되면 줄게’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단순한 개그맨이 아닌, 유머를 기록하고 연구한 장인이었다.
가수 현숙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새벽 5시에 찾아오셨던 분”이라며 울먹였다. 진성 또한 “위문 공연 때 늘 무명가수들에게 기회를 주셨다. 나도 그 프로그램에 불러주셨던 은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상용은 대학 시절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그는 그 근육보다 더 단단한 유머력과 따뜻한 인간관계로 사랑받았다. ‘군부대=뽀빠이 이상용’이라는 공식은, 무대를 압도하던 그의 에너지와 말맛 있는 입담에서 비롯됐다.
그가 떠나며 남긴 것은 수많은 명장면만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상대에 맞는 유머를 준비해두는 사람”, “가수들이 기 죽지 않게 대기실에서 먼저 웃긴 이야기를 꺼내던 선배”, “경조사를 앞장서 챙기던 의리파”. 그는 방송인을 넘어, 따뜻한 사람이었다.
무대를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뇌리엔 그의 웃음소리와 힘찬 “파이팅!”이 메아리치고 있다. 그의 봄날은 그렇게, 무대를 품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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