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현실이 됐다. 엔플라잉이 계단식 성장으로 10년 만에 올림픽홀에 입성, '밴드명가' FNC의 명맥을 이었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엔플라잉 단독 콘서트 '앤콘4 : 풀 써클(&CON4 : FULL CIRCLE)' 첫날 공연이 진행됐다.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엔플라잉이 2년 만에 완전체로 여는 단독 콘서트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첫 올림픽홀 입성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엔플라잉의 여정에서 유의미한 성과다.
오랜만에 완전체 콘서트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팬들도, 무대에 오른 엔플라잉 멤버들도 설렘과 환한 미소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슈팅스타(Shooting Star)'로 포문을 연 엔플라잉은 연달아 '문샷(Moonshot)' '블루문(Blue Moon)'을 선보였다.
이승협은 “처음부터 울컥했다. 기분이 묘하다. 여기(올림픽홀)까지 10년 걸렸다. 오늘 너무 재밌을 거다”라며 자축했다. 유회승은 “리허설 할 때부터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수 많은 우리 여러분의 모습과 응원봉 불빛이 여기서 빛나고 있다. 너무 감격스럽다. 정말 오늘만 기다렸다”고 감격했다.
이어 차훈은 “눈물 꾹 참았다. 너무 감사하다. 이번에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가장 재밌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재현은 “나도 자기소개 때 한 번 (눈물의) 고비가 있었다. (드럼)스틱 많이 가져왔다. 다 부수고 가겠다”고 말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유회승은 “'써클'이란 공연명은 '영원히 함께하자'란 뜻이 담겼다. 우리가 다시 5명이 되었다. 여러 의미가 내포돼있다. 그래서 첫 시작을 '슈팅스타'로 했다”고 설명했고 이승협은 “저번 콘서트 마지막 곡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공연은)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회승은 “콘서트가 아니면 (이런 곡들을) 꺼내기 힘들다. 오늘을 위해 간직했다가 꺼내왔다. 상상한대로 잘 불러줘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정말 기다려 온 콘서트라 심장이 떨렸다. 하고싶은 말이 많으니 곡으로 들려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약속대로 엔플라잉은 '폭망'' 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옥탑방' 등 엔플라잉을 대표하는 곡들부터 '런 라이크 디스(Run Like This)' '씨 유 레이터(SEE YOU LATER)' '뫼비우스''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만년설'까지 아껴뒀던 미발매곡과 5월 말 컴백에서 선보일 신곡도 첫 공개했다.
유회승은 “멤버들이 군대갔을 때 어떻게 2명이서 했나 싶다. 너무 멋있다”며 “훈이 형이 찍는 '파이어플라이' 솔로를 너무 좋아한다. 너무 멋있다. 들어도 들어도 들리지가 않는다. 방금 재현이 형의 드럼으로 시작해서 악기 멤버들이 앞으로 나가는데 나도 관객석에 있고 싶을만큼 멋있었다. 여러분 덕분에 돌출무대도 있다”고 감탄했다. 공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멤버들은 결국 신곡 공개 후에는 감격하며 울컥했다.
엔플라잉은 FNC 밴드'의 직속 선배인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곡 작업은 물론이고 연기까지 섭렵해 '올라운더 밴드'로 거듭났다. 멤버들의 '군백기' 동안 이승협은 tvN '선재 업고 튀어'에 출연했고, 유회승은 OST '그랬나봐' 등을 가창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완전체 활동은 잠시 멈췄지만, 멤버들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던 것. 엔플라잉의 대중적 인지도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본업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날 엔플라잉은 완전체 콘서트의 공백이 무색할만큼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승협은 “다들 엔플라잉 하라”고 말해 미소를 자아냈다. 이날 엔플라잉은 감성적인 곡은 물론이고, 흥을 돋우는 강렬한 곡까지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로 즐거움을 더했다. 김재현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고, 돌출무대 일부가 부서질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계속됐다.
첫 공개한 신보 타이틀곡 '만년설'의 의미에 대해 유회승은 “너무 보고 싶었고 하고 싶은 말도, 부르고 싶은 곡도 많았다. 아직도 여러분과 콘서트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복잡한 감정이다. 그럴 줄 알고 꼭 정말로 하고 싶은 말과 약속을 이 곡 속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승협은 “오늘 5명의 엔플라잉, 엔피아까지 함께해서 진정한 풀써클이 완성될 수 있었다. 오늘을 시작으로 공연을 계속 하면서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첫번째로 여러분이 원을 그려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앵콜무대를 마친 멤버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멤버들의 한마디 한마디마다 진정성이 느껴졌다. 먼저 유회승은 "6번 울컥했다. 눈물이 나서 노래를 못할 뻔 했다. 꾹 참고 끝까지 잘 왔다. 여러분이 같이 불러줘서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멤버들이 옆에 있다는 게 너무 소중하더라. 함께 우리가 공연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한 분 한 분 공연을 만들어 준 분들도 감사하다. 진짜 3일 동안 2년치 다 터트려보자 하는 마음으로 올라왔다. 앨범을 만들면서도 그렇고, 대부분 모든 분들이 2집 정규 앨범을 기다린다는 걸 알고 있다. 빨리 보여주고 싶고, 음악으로 얘기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부족할지도, 늦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너그럽게 와주고 즐겨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진정성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차훈은 "10년간 한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서 가장 진심이 와 닿은 무대였던 듯 하다. 보컬들이 약속해줬다. 너희가 돌아오면 더 큰 무대에서 더 재밌는 무대를 하게 될 거다. 그러니 군대 마음편히 다녀오라 했다. 약속을 잘 지켜줬다. 여러분들이 우리를 보러 와준 그 걸음에 또 감사하다.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에요' 할 땐 정말 눈물이 날 거 같아서 겨우 참았다. 내게 엔플라잉이라는 밴드와 엔피아라는 여러분, 이 콘서트가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존재인지 다시 깨닫는 듯 하다. 앞으로 우리의 모든 무대와 엔콘들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 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재현은 "내가 자랑스러울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한 날이 있었다. 오늘 첫 무대 시작하는데 내가 자랑스러웠다. 엔피아 덕분에 내 자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도 보러왔는데 자랑스러운 가족이 된 듯 하다. 멤버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아티스트가 된 듯해 너무 행복한 하루가 된 거 같다. 언제까지나 우리 엔피아가 뽐낼 수 있는 자랑스러운 김재현과 엔플라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서동성은 "10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엔피아가 지켜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래 길게 보자는 말을 하고 싶다. 10주년이기도 하고 각자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모두에게 고맙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오래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협은 "이 공연이 정말 감사한 공연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공연을 잘 시작할 수 있었다. 멤버들이 함께 있어줬기 때문에 그 시간들을 더 열심히 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0주년까지 함께해줘서 감사하다. 데뷔 10년인데도 아직 더 성장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우리가 더 사랑받을 수 있게, 더 멋있는 음악 만들고 공연 많이 하겠다.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해달라.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유회승은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 앞으로도 체조경기장, 돔 등 더 큰 공연장도 가고 싶다. 체조(체조경기장)쯤 가면 지금보단 건방해지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농담이고, 여러분과 끊임없이 멀리 멀리 좋은 곳으로 함께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엔플라잉은 서울 공연을 마친 후 7월 5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아시아·미국·오세아니아·유럽·남미 등 총 28개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이어 나간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사진=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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