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0조 투자…3대 강국 우뚝”
한덕수 “부총리급 AI혁신전략부 신설”
김문수 “100조 펀드” 기술혁신 강조
유일한 이과 이준석 “규제완화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왼쪽부터)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주요 대권 주자들이 인공지능(AI) 관련 공약 앞세우면서 미래 산업에 대한 청사진 제시에 나섰다. AI 분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부처 개편을 제안하는가 하면 100조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도 거리낌 없는 모습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경우 1호 공약으로 AI 꺼내면서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대선 후보들은 챗-GPT 등 생성형 AI가 전 산업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해당 인프라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공약을 앞세우는 중이다. 다만 세부적인 접근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투자를 강조한 후보들이 있는가 하면 정부 부처 개편이나 규제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춘 후보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현장 행보로 지난달 14일 AI 스타트 기업인 퓨리오사AI를 찾아, 가장 먼저 1호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소통망(SNS)에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며 AI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AI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최소 5만개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지역 거점 대학·해외 인재 유치 등을 활용한 AI 인재양성을 약속하고 지난해 9월 구성된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이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AI 규제 또한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기업이 불필요한 규제에 시달리지 않고 온전히 기술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AI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후보도 1호 공약으로 AI를 택했다. 한 후보는 7일 “상징적인 제1호 공약”을 강조하면서 ‘AI혁신전략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후보 캠프 소속 윤기찬 정책 대변인은 “과학기술·환경·AI를 하나의 전략 축으로 통합해 과학 기술과 산업 혁신 역량이 AI혁신전략부에 집중되도록 하겠다”면서 “각종 정책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AI혁신전략부를 부총리급 부처로 격상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현재 기획재정부 중심의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절차를 개선해 AI혁신전략부가 세부 예산 사업을 기획·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또 과학 기술 분야 대통령 직속 자문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AI 혁신에 필요한 데이터의 활용부터 보호까지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한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달 18일 AI 청년 인재 20만명 양성과 AI 유니콘 기업 지원을 위한 100조원 규모 민관 합동 펀드를 제안했다. 김 후보 역시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 혁신으로 생산성을 향상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권역별 AI 융합지원센터 구축하고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AI 기반 청년 스타트업 빌리지를 조성하겠다는 지원책과 함께 AI 정책 보좌관을 신설하고 민간 전문가를 임명하는 거버넌스 구축 계획을 밝혔다.
주요 대선 주자 가운데 유일한 이과 출신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AI 관련 구체적인 공약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단순 대규모 투자보다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규제를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달 25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의 ‘AI(인공지능) 기술 패권 시대’ 대담에서 “자율 주행차 알고리즘이나 그 AI를 개발한 사람이 교통사고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 누가 그걸 개발하려고 하겠나”라며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수학국가책임제’ 공약을 발표한 전날(8일)에도 한 방송에 출연해 “AI 무슨 경쟁을 하겠다, AI에 100조 투자하겠다, 이런 것들을 하기 전에 우선 사람이 먼저인데 지금 이 과학기술 패권 경쟁을 수행할 젊은 세대가 수학 능력이 저하되는 상황에 대해 지금 당장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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