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일 키움전 역전 결승홈런 포함 4타점 맹활약, kt 5-4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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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안현민 |
ⓒ 연합뉴스 = kt wiz 제공 |
kt가 기분 좋은 재역전승으로 키움과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5-4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따냈다. 지난 4월 27일까지 5할 승률이었던 kt는 9연전의 첫 6경기에서 4승1무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두산 베어스에게 연패를 당한 4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18승2무15패).
kt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5피안타2사사구5탈삼진4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두 번째 투수 김민수가 시즌 3번째 승리를 수확했고 마무리 박영현은 10세이브로 세이브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이날 kt의 타선에서는 여러 이름이 등장할 필요가 없었다. 3-4로 역전을 허용한 7회 결승 재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해 이날 kt가 올린 5점 중 4타점을 홀로 쓸어 담은 '젊은 거포' 안현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병호-김재환-이성열 등 포수 출신 거포들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이만수와 2000년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치고 홈런왕에 등극한 박경완(LG 트윈스 배터리코치)의 영향으로 KBO리그에는 '포수=홈런타자'라는 인식이 생겼다. 따라서 힘이 좋은 포수 자원들은 거포 유망주로 상위 라운드에 지명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홈런 타자로 성장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다른 포지션으로 변신해 장타 잠재력을 폭발하는 선수들은 적지 않았다.
KBO리그의 가장 대표적인 포수 출신 거포는 역시 통산 412홈런에 빛나는 박병호(삼성)다. 2005년 대형포수 자원으로 LG에 입단했지만 포수 자리에 적응하지 못하던 박병호는 1루수로 변신했다. 그리고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 된 후 본격적으로 '홈런 본능'이 폭발하며 4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다. 실제로 박병호는 KBO리그 역사에서 유일하게 5번의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다.
1루를 거쳐 외야에 정착한 두산의 거포 김재환 역시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포수였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차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재환은 양의지라는 대형 포수가 등장하면서 내야수로 변신했다가 오재일(kt)이 1루에 정착하면서 다시 외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2016년부터 잠재력이 폭발한 김재환은 2018년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등 통산 267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kt의 2군 타격코치로 재직 중인 이성열도 2003년 LG 입단 당시엔 2억7000만 원의 많은 계약금을 받았던 포수 유망주였다. 하지만 당시 LG에는 조인성(두산 배터리 코치)이라는 확실한 주전이 있었고 2년 후 박병호까지 입단하면서 어쩔 수 없이 1루와 외야를 떠돌았다. 하지만 이성열은 두산 이적 후 2010년 24홈런,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18년엔 34홈런을 기록하며 통산 190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김범석은 부족한 수비력과 고교 시절에 다친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LG로서는 박동원이 안방을 지키는 동안 김범석이 순조롭게 성장해 뒤를 이어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포수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라면 더 늦기 전에 1루 등으로 포지션 변경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5월 맹활약으로 초고속 '4번 승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마산고를 졸업한 안현민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kt에 입단했다. 하지만 kt는 포수보다는 우타거포로서 안현민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고 안현민은 프로 입단 한 달 만에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포수로 입단했다가 투수로 변신한 김재윤(삼성), 투수로 입단했다가 외야수로 대성한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비슷한 케이스였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곧바로 현역병으로 입대한 안현민은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많은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렸고 지금의 단단한 체구를 완성했다(실제로 안현민은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벤치 프레스의 합계가 무려 640kg에 달한다). 그렇게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안현민은 작년 5월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손가락 부상과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백업 외야수 후보 정도로 분류됐던 안현민은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지난 4월 30일 1군의 부름을 받았고 5월 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1-3으로 뒤진 9회초 1사1루에서 두산이 자랑하는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동점 투런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안현민은 2일 키움전에서도 6회와 8회 프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작렬하며 인상적인 하루를 보냈다.
3일 경기에서 2루타 하나를 포함해 2안타2타점을 기록하며 쉬어갔던(?) 안현민은 4일 경기에서 다시 kt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현민은 5회 3번째 타석에서 김민혁과 황재균을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kt가 6회 대거 4점을 허용하며 3-4로 역전을 당한 7회말 리드를 되찾아오는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kt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견인했다.
안현민은 5월에 열린 4경기에서 16타수8안타(타율 .500) 4홈런11타점4득점을 몰아치며 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 샘플이 너무 적지만 안현민의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435에 달한다. 이강철 감독도 최근 2경기에서 파격적으로 안현민을 4번 타순에 기용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물론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안현민의 활약은 새로운 포수 출신 거포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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