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곳이면 전국 어디나 찾아가서 격려하는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사진/황서진 기자)
“내가 잘 해서 이겨야지 남의 실수로 득점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세계적으로 통하는 테니스를 해야 한다.”
[양구=황서진 객원기자] 연휴의 시작인 3일 토요일 오전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이 ‘하나증권 양구국제주니어대회J60’이 열리는 양구테니스파크를 방문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교통체증을 뚫고 양구에 도착한 주 회장은 양구군 스포츠재단 및 정기훈(양구고 감독) 토너먼트 디렉터와 함께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실내코트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실내 1번코트에서는 남자 단식 2번시드 김원민(안동시스포츠클럽)과 3번시드 와타나베 칸타(일본)의 4강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3번코트에서는 여중생 돌풍을 일으킨 군위중학교의 이예린의 여자 4강, 그리고 바로 옆 4번 코트에서는 4번시드 김동민(서귀포테니스협회, 오리온)이 경기를 하고 있었다.
주 회장은 편안하게 관중석에 앉아서 볼 수도 있었지만 코트 가까이에 서서 주니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김원민의 경기를 한참동안 지켜보던 주 회장은 이예린의 경기를 보과 김동민의 경기도 보기 위해 코트 한가운데로 이동했다.
김원민이 1시간 반 정도 만에 와타나베를 물리치고 결승 진출을 확정짓고는 주 회장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잘했다. 앞으로는 세컨드 서브도 신중하게 하고 모든 공을 너무 빨리 치려고 하지 마라. 몰리고 있는데 서두르면 역습을 당할 수도 있어. 조코비치의 수비하는 모습을 봐라. (내가 수세에)몰렸을 때는 어떻게든 길게 쳐서 상대방이 쉽게 치지 못하도록 디펜스를 해야 한다. 오늘 대체적으로 모든 샷을 너무 빨리 치려고 했어. 남의 실수보다는 너의 위닝샷으로 점수를 따야한다.”
<사진> 삼성증권 시절 제자였던 김선용 오리온코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주니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꼼꼼히 지켜본 주원홍 회장은 “(이)예린의 경우도 그렇고 다들 옛날에 비하면 수준이 많이 올라갔다. 예전에 (김)선용이가 잘 할 때와는 또 다른 것 같다. 스타일들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우승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세계무대에서 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절대 상대방 실수에 의존하면 안 된다. 파워도 키워야 하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들도 이제는 공격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좀 더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테니스를 하게 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김동민의 경우 기능이나 재능은 있는데 몸이 너무 가늘다. 타고난 신체는 어쩔 수 없지만 본인이 노력해서 보완을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야 된다. 이예린도 어리지만 그 정도면 훌륭하게 잘 하고 있다고 본다. 서브를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첫 서브 확률이 너무 떨어졌다. 팔을 쭉 뻗으면서 서브를 해야 하는데 그냥 눌러주기만 하니까 힘도 없고 폴트도 많이 나오는 거다”며 덧붙였다.
<사진> 대회 관계자들을 격려한 주원홍 회장
마지막으로 김원민에 대해서도 “스트로크에 체중이 실려서 임팩트가 강하게 쳐야 할 때 그걸 못 친다. 잘 만들어놓고 끝내야 하는 포인트인데, 연결하고 들어가서 치려고 하는 게 아쉽다. 집중력은 매우 좋아서 잘 이기는데 본인의 득점으로 이기도록 해야 한다, 모든 공을 너무 빨리 치려고 서두르다 보니 무게감이 떨어진다. 내가 잘해서 득점한 것을 생각해야 하는데 선수들은 흔히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해서 자기가 득점을 했다고 생각한다. 큰 무대에 나가면 실수 안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런 선수 만나면 게임이 아예 안 풀리게 된다. 리스크가 있더라도 본인의 득점 확률을 높이는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성희 윤용일 이형택 조윤정 전미라 정현 등 투어 무대를 주름잡던 선수들을 키워낸 주원홍 감독의 안목이 대한테니스협회장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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