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진주영 기자] 한때 '국민 MC'로 불렸던 강병규의 추락은 꽤 충격적이었다.
과거 강병규는 유재석, 강호동과 함께 '국민 MC' 반열에 오르며 예능계를 이끌던 인물이다. 야구선수 출신이라는 이색 이력에 특유의 입담까지 더해지면서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야심만만', '비타민', '상상플러스'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도맡았다. 그러나 정점에 올랐던 그의 커리어는 여러 논란과 범죄 혐의로 인해 폭싹 무너졌다.
먼저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활동 당시 국고 낭비 논란이 일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를 둘러싼 해명 역시 거센 역풍을 맞았고 당시 그가 진행하던 KBS2 '스쿨림픽'은 폐지 수순을 밟았다. 5년간 출연한 '비타민'에서도 하차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올림픽 논란이 채 정리되기도 전 그는 불법 인터넷 도박 사건에 연루되며 법정 서게 됐다. 필리핀에서 생중계된 도박 사이트를 통해 수억 원을 걸고 바카라를 상습적으로 했고 재판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당시 강병규는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과문을 발표하며 재기를 다짐했던 그였지만 곧바로 3억 원대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인터넷 도박으로 13억 원을 탕진한 데다 은행 대출 22억 원과 지인들로부터 수억 원을 빌려 갚을 능력도,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한 재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9년에는 배우 이병헌에게 공갈 협박을 시도한 혐의로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이병헌과 전 여자친구 권 씨의 사생활을 언론에 제보하겠다며 20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갈미수 및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권 씨가 안타까워 도와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관련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며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병헌이 출연 중이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을 찾아가 제작사 대표 정태원에게 항의하다 폭력을 행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강병규는 "자신이 배후라는 소문을 퍼뜨렸다"며 항의했지만 이 역시 정황상 모의된 행위로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도박, 사기, 폭행, 협박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강병규는 2010년 KBS로부터 공식 출연금지 조치를 받았으며 그의 재산 역시 대부분 탕진돼 자택은 경매에 넘어갔다. 이후 그는 고가의 명품 시계 대금 횡령 혐의로 또다시 고소당했다. 9800만 원에 판매한 시계 대금 중 6200만 원을 착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형이 추가됐다.
2010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청담동 선술집에서 직원과 돈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추가됐다. 이후 모든 혐의는 병합돼 2012년 통합 공판이 진행됐고 이병헌 협박 및 시계 대금 횡령 등으로 최종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명예훼손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법원은 명백한 모욕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국민 MC에서 전과자 신세로 전락한 강병규는 수많은 법정 공방 끝에 방송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이후 2015년 팟캐스트 '불금쇼'를 통해 복귀를 시도했으나 여론은 싸늘했다. 최근 일부 채널을 통해 근황이 전해졌지만 여전히 대중은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0억 원의 자산을 잃고 신뢰와 명예까지 잃은 강병규의 방송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주영 기자 jjy@tvreport.co.kr / 사진= 채널 '채널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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