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 최근 2세대 소듐이온 배터리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특히 완충 상태 배터리를 전기톱으로 썰거나 드릴로 구멍을 뚫어도 불이 나지 않는 실험 영상을 공개해 충격을 줬다. 에너지 밀도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동등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CATL은 5분 충전으로 52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도 선보였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이자 2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BYD가 5분 충전에 47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충전 기술을 선보인지 한 달 만이다. 배터리 업계 1,2위의 행보인 만큼 세계적인 관심이 쏠렸다.
국내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한 모습이다. 소재 공급망 확보와 공정 개발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취지다. 실험실 수준이 아니라 양산 제품에서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낮은 에너지밀도 한계 때문에 상용화되더라도 일부 시장을 대체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과장된 홍보로 '블러핑'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상용화 된 이후에 냉정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수 없다. CATL은 소듐이온 배터리를 올해 12월 전기차용으로 양산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내 기업 상용화 목표 시기 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CATL이나 BYD에 비하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 움직임이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다.
최근 중국 배터리사들이 기술 관련 아젠다를 선점하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술이 한계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5분 급속충전'과 '불이 안나는 배터리' 같이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소구점을 정확하게 공략한 모습이다. 이미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LFP 시장에서 '팔로어'가 됐다. 캐즘 직격탄을 맞으며 원가 절감이 최대 화두가 된 현시점에서 기술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지 우려도 나온다. 시장을 선도할 첨단 기술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