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주52시간 예외 공방 이어져
업계 "반쪽짜리 대책" 지적
"기업들, R&D 집중해야 할 때"

[이천=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에서 열린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며 곽노정 CEO와 인사하고 있다. 2025.04.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R&D) 영역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놓고 정치권에서 여야 입장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세제 지원 등을 먼저 해결한다며 반도체 업종 주 52시간 예외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담은 반도체특별법 통과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 이처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결국 주 52시간 예외 조항에서 빠져 기업들이 R&D에 힘을 쏟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반도체특별법 제정, 세제 혜택, 인프라 구축 등을 약속했지만 '주 52시간 예외'는 빠졌다. 이를 뺀 채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즉각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반도체특별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TSMC 연구인력은 주 70시간 이상 근무한다"며 "우리 기업만 52시간 규제에 묶여 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정치권에서 여야 간 합의 없이 찬반이 이어지면서, 결국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담지 않은 채 법안 추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최근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뺀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R&D에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 52시간 예외 조항 없는 법안은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기업들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전에 뛰어들어 밀도 높은 R&D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직접적인 대규모 자금 지원과 함께 R&D를 위한 각종 제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R&D 인력에 대해 무제한 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 또한 R&D에 집중 투자해 최근 HBM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도 "엔지니어가 개발을 하다 관성이 붙어 쭉 가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먼저 빨리 제품을 개발하느냐가 관건인데, 우리 기업들이 R&D에 집중하지 못하면 후발주자에 추월 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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