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2025 테크콘E’ 개최
로봇 팔에 언어모델 적용한 피지컬 AI
4족보행 로봇 ‘드림워커’ 자율이동기술
로보틱스 기업·기관 강연·시연 잇따라
‘반고흐 렉처콘서트’ 색다른 감동 선사
‘테크콘E’ 오프닝 무대에서 무용수들과 4족 보행로봇이 컬래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로봇이 사람과 함께 춤을 추는 것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어요.”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 ‘2025 테크콘E(TechConE)’. 오프닝 무대를 찾은 수백명의 관람객은 앞다퉈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족보행 로봇 3총사와 무용수가 댄스 컬래버 공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입구부터 무대에 빠르게 나타난 로봇들이 음악에 맞춰 다양한 안무를 선보이자 행사장 곳곳에서 박수와 탄성이 터졌다.
행사장을 찾은 초등학생 김진석 군은 “평소 로봇에 관심이 많아서 최근 열린 과학축제에서 로봇을 보고 왔는데 오늘은 단순히 뛰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2025 테크콘E는 첨단기술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최신 기술과 일상생활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첫 시도되는 행사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테크콘E는 단순 기술 강연을 넘어 첨단기술의 혁신을 직접 경험하고 창조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색다른 패러다임의 축제”라며 “‘테크놀로지 커넥션(Technology Connection·TechCon)’에 ‘익스텐션(Extension·확대)’의 ‘E’를 조합하여 테크콘을 기반으로 산·학·연·관 커뮤니티를 확장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대한민국 로보틱스 산업을 선도하는 최고 기업과 연구기관의 강연과 시연이 진행됐다.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팔에 대규모 언어모델을 적용한 피지컬 인공지능(AI)인 ‘무디’를 선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반복적이고 정밀한 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형 양팔로봇‘RB-Y1’를 시연했다.
‘테크콘E’ 행사장에서 4족 보행로봇을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강연에 나서 “현재 로봇은 서빙과 청소와 같은 주어진 일을 하는 1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다음 단계에서는 로봇의 임무가 특정 목표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행동을 하는 휴머노이드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AI를 로봇에 부여하는 것은 자율성과 위험성이 공존하게 된다”며 “이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명현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4족 보행 로봇 ‘드림워커(DreamWaQer)’의 자율 이동 기술을 소개했다.
명 교수 연구팀은 사람이 수면 중 깨어서 깜깜한 상태에서 화장실을 갈 때 시각적인 도움이 거의 없이 보행이 가능한 것처럼, 블라인드 보행이 가능하다고 해서 붙여진 ‘드림워크(DreamWaQ)’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로봇을 드림워커라고 이름 붙였다. 이 기술을 탑재하면 다양한 형태의 사족보행 로봇 드림워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명 교수는 “심층강화학습을 기반으로 개발한 사족로봇 블라인드 보행 제어 로봇기술은 별도의 튜닝 없이 1시간 정도의 학습과정을 거치면 다양한 보행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화재 현장처럼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비정형 환경 탐사 임무 등 로봇산업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국내 로봇 기술 발전을 이끌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테솔로, 메디스비, 도구공간 등 총 10개의 기관이 참여, 체험 부스에서는 기술 강연에서 선보인 최첨단 로봇 기술을 직접 조작하고 체험할 수 있고, 로봇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기술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행사에서는 테크와 아트의 융합 콘서트인 ‘반 고흐 렉처콘서트’도 진행됐다. 이태호 명지대 석좌교수의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강연에 이어, 첨단기술 기반으로 탄생한 특별한 편곡과 함께 VIP 도슨트 신지현 씨의 해설과 기타리스트 장하은 씨의 연주가 어우러져 특별한 감성과 멋을 선사하기도 했다.
권 관장은 “데크콘E를 통해 관람객들이 재밌게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첨단기술을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며 “테크콘E가 지속될수록 기업, 연구소, 대학, 투자사, 문화예술가 등 각기 다른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많은 전문가들이 국립중앙과학관을 기반으로 함께 협업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커뮤니티로 성장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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