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월드 대리점당 유심 보유량 200~300개
오전 8시30분에 갔는데도 대기번호 14번
9시 전에 수십명 긴 줄 대기…인근 인도 '마비'
긴 줄, 고성과 항의로 대리점마다 대혼란
"언제 될지 모르니 줄 서지 말고 오후에 오라" 안내도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위치한 SKT 공식 대리점 'T월드' 을지로 대기줄. 김영욱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 공식 대리점 'T월드'의 무교점 대기줄. 대기 인원들이 매장 넘어까지 줄을 서 있다. 김영욱 기자
"아침부터 일도 못하고 이게 뭐냐. 실수는 본인들이 하고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28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SKT 본사 인근의 'T월드' 매장. 오픈 1시간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선 40대 남성 A씨는 이렇게 말했다.
SKT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무료로 진행했다. 첫날부터 많은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이날 오전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시스템'을 오픈했지만 예약 없이 현장으로 달려온 고객들도 많았다.
교체 현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예고된 혼란'.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대응할 인력이 부족했다. 고객들의 고성과 항의에 대리점 직원들은 사과하기 바빴다. SKT는 이날 오전 8시30분 유심 예약 시스템 가동을 시작했지만 현장에 달려온 가입자들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오랫동안 줄을 서고도 유심을 교체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가입자도 있었다.
서울 곳곳의 SKT 대리점은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해당 대리점 일대의 통행이 마비되기도 했다. 을지로 매장은 오전 10시 기준으로 200명이, 무교점은 11시 기준 200명이 몰렸는데 이들이 인도를 꽉 채웠다.
이날 기자도 매장에 오픈런을 해 유심을 교체받았다. 오전 8시30분에 을지로 대리점에 도착해 대기번호 14번을 받았고 1시간 가량 대기하고 나서야 유심 교체를 받았다. 기자의 순서가 됐을 때 유심 교체에 소요된 시간은 약 5분이다. 직원 1명이 200명의 유심을 쉬지않고 교체한다고 해도 16시간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다만 현장은 정해진 물량이 있어 오전 일찍 방문한 이들만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을지로점은 유심 300개, 무교점은 200개가 준비됐다. 무교점의 경우 오전에 방문한 이들만 교체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SKT를 10년간 이용한 B씨는 "9시 20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회사에는 유심을 교체하고 오겠다고 얘기하고 왔다"며 "10년 동안 SKT를 사용하면서 이러한 경우가 없었는데 이번 사태는 매우 아쉽다고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날 유심을 교체한 이용자는 요금 청구 문자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유심 교체 시 자동으로 발송되는 문자로, 무료 교체 시 관련 비용은 청구가 되지 않는다.
한편 SKT 이용자는 다음 날부터 유심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약 신청이 완료된 경우 방문 신청한 매장의 번호로 예약 확인 문자가 발송되고 이후 방문 날짜, 매장명, 매장 주소가 포함된 안내 문자가 별도로 발송될 예정이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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