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IA "韓 디지털 규체, 美에 맞춰야"
플랫폼경쟁촉진법 추진도 중단 촉구
ITIF는 구글 지도 반출 요구 언급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한국 정부에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를 자국 표준에 맞춰 조정하고 플랫폼경쟁촉진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CCIA는 28일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90일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외교적 도구로 활용해 데이터 거버넌스와 디지털 경쟁 규제를 미국 표준에 맞춰 조정하고 인증·준수 절차를 간소화하며 플랫폼경쟁촉진법 같은 차별적 법안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AI(인공지능) 관련 과도한 규제 요건을 완화하고 유예하는 하위 규정을 마련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비관세 장벽 등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부담을 줄여 한국의 무역체계를 개정, 한미 간 무역을 재설정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EU(유럽연합)의 디지털 정책으로 인한 긴장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CCIA는 앞서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발표한 입장에 공감을 표하면서 이번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ITIF는 지난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에 따라 관세가 꾸준히 인하됐지만 미국 기업들은 불투명한 규칙부터 특정 산업에 국한된 제약까지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경쟁을 왜곡하는 수많은 규제 장벽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규제 장벽은 미국 기업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디지털 서비스,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방위 산업과 시장 접근성 덕분에 이득을 얻고 있지만 한국 당국은 이러한 기업들을 디지털 외부인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미 간 관세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 이후 최근 90일간 상호 관세를 유예하기로 한 합의는 한국 정부가 균형 있고 마찰 없는 무역에 대한 의지를 재정립하고 재확인할 수 있는 외교적 창구를 마련해 줬다"고 주장했다.

ITIF는 플랫폼경쟁촉진법이 해외 플랫폼에 불균형적 영향을 미칠 법안으로 꼽았다. 공정위가 쿠팡에 부과한 과징금도 문제로 지목했다. 

ITIF는 "공정위는 지난해 한국에서 연간 4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느 미국 기반 기업인 쿠팡에 알고리즘 기반 상품 배치와 같은 일반적 소매 관행에 대해 약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법원은 이후 집행을 정지했다"며 "구글과 유튜브도 한국 인터넷 트래픽의 거의 30%를 지원하는데도 플랫폼 통합·네트워크 사용료와 관련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협상카드로 활용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왔던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 요구를 언급하기도 했다. 

CCIA는 이날 "이러한 개선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태평양 지역에서 혁신 주도 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ITIF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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