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4000억 규모 카카오 지분 전량 매각
‘3만원대 답보 상태’ 카카오 주가 한때 5.8% 폭락
증권가 “카카오 성장 동력 부재…모멘텀 묘연”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카카오 제공]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SK텔레콤이 4000억원 규모의 카카오 지분 전량 매각에 나서면서, 카카오 주가가 폭락했다. 공시가 올라온 25일 오전 중 한때 카카오 주가는 전날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SKT는 4133억원 규모의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장부가액 기준 4132억6708만원 규모로, 매각 주식 수는 1081만8510주다.
이 여파로 카카오 주가는 한 때 5% 가량 주저앉았다. 25일 오전 9시께 전날 대비 5.8% 하락한 3만7250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3만7950원을 기록하면서 전날 대비 3.8%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가 3만원대에서 답보 상태가 된 가운데, 이번 SKT의 지분 매각으로 다시 한번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17만원을 웃돌던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들어 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어 올해도 해당 가격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진한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
SKT 지분 매각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정보통신(IT)업계·증권업계는 카카오의 주요 성장 동력이 사라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묘연하다고 분석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 1분기 매출액은 1조9343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2.7% 하락), 영업이익 968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19.5% 하락)으로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대비 각각 1%, 11% 밑돌 것”이라며 “매출 감소는 플랫폼 부문 성장률이 5.8%로 둔화하는 가운데, 콘텐츠 부문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10.6% 감소해 부진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게임(신작 부재)과 스토리(경쟁 격화) 부문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라고 했다.
카카오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카나나’ 등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해서도 “하반기 중 출시 계획으로 상반기까지 다소 모멘텀이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AI)2024(이프카카오 AI 2024)’ 기조세션에서 통합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실적 개선 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콘텐츠 사업부가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현시점에서 특별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카카오톡 개편에 따른 디스플레이 광고 인벤토리 확대 효과는 매출 비중이 높지 않아 큰 폭의 실적 증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SKT는 SK브로드밴드를 지분 100% 자회사로 만드는 재원 차원으로 카카오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SKT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과정에서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투자 조건으로 5년 내 SK브로드밴드의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지만, 최근 시장 악화로 IPO가 어려워지면서 지분 인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