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AI메이트 ‘카나나’ CBT 시작
미·중 등 외산 생성형 AI공세 대응
네이버, 국내 첫 AI모델 무료 공개
‘K생태계’ 구축 글로벌 생존 모색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스퀘어 역삼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미국·중국 등 외산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공세에 속절없이 ‘안방’을 내어준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다. 카카오의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가 마침내 출시를 앞둔 가운데, 네이버도 ‘AI 모델 무료 공개’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해외 기업들에 국내 AI 시장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은 가운데, 토종 빅테크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8일부터 AI 메이트 서비스인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최근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일부 변경, 오는 28일부터 적용한다고 공지했다. 새로운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는 신규 서비스인 카나나와 카나나가 수집하는 항목이 포함됐으며, 개인정보를 함께 처리하는 위탁업체로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가 추가됐다. 올해 2월 카카오와 오픈AI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카나나에 오픈AI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카나나는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AI 서비스다. 기존 AI 챗봇 이상의 ‘친구 같은 AI’를 목표로, 이용자와의 대화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한 뒤 맥락을 파악해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톡과 별개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AI)2024(이프카카오 AI 2024)’ 기조세션에서 통합 인공지능(AI) 브랜드 ‘카나나(Kanana)’를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자사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에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카나나를 앞세워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외 AI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를 통해) 대화·선물·이동·금융 전 영역의 일상을 바꾸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카카오가 추구하는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는 기술 이해와 상관 없이 사용자들이 AI를 쉽게 접하도록 하는 ‘AI 대중화’를 이뤄내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자체 기술과 외부 기술을 결합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중심으로 외산 AI 서비스 대응에 나섰다면, 네이버는 AI 모델을 무료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날인 23일 서울 네이버 스퀘어 역삼점에서 열린 네이버클라우드의 ‘테크밋업’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경량 AI 모델 ‘하이퍼클로바 X 시드(SEED)’ 모델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힌 것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AI 모델을 상업적으로 무상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한 곳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국내 AI 생태계를 확장해 한국 문화에 특화된 AI를 만드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상황에서 AI를 스스로 만들고 운영할 역량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소버린 AI 구축은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 역량이 필요한 장기적인 체력전이다. 기술 확보를 넘어 일상에 밀착된 혁신적인 AI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 하이퍼클로바X 최고급(플래그십) 모델을 기반으로 한 ‘추론 모델’을 선보여, 글로벌 AI 시장에 또 한 번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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