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中 딥시크, AI 시장 확대 기폭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한지은 기자 = SK하이닉스는 24일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대해 "AI 서버는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고객과 협력을 바탕으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가 AI 개발 대중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고용량 메모리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일부 국가간 상호 관세 조치가 유예 중이지만,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협의 중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SK하이닉스는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일부 고객들은 단기적인 공급 풀인(pull-in) 수요를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PC와 스마트폰 같은 IT 소비재는 당분간 관세 적용이 유예되며 AI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전에 구매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경우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기존 고객과의 계약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HBM은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하고, 특히 2분기에는 HBM 5세대인 HBM3E 12단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고객향 매출 비중은 감사보고서에 있는 법인 소재지 기준 약 60%로 높은 상황이지만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 선적 물량에 적용된다"며 "실제 본사를 미국에 둔 고객이라고 해도 선적은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잡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특성상 관세 기준과 방법 등 정책의 세부 사항이 필요한 만큼 현재로서는 정확한 영향을 산출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면서 "향후 관세가 발효되는 시점에 고객과 협의해서 고객의 공급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고객의 풀인 수요에도 재고 조정을 고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중에는 아직 관세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이었던 만큼 일부 고객의 풀인 수요 비중이 크지 않았다"며 "1분기 D램 출하량이 기존 계획을 상회한 수준이 크지 않고 모바일과 PC 등의 고객 제품에 국한됐고 고객의 제품 수요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의 경우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며 고객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높지 않아 풀인 수요가 재고 조정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급업체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운용할 것으로 보여 팬데믹처럼 급격한 수요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많은 국가가 AI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AI 메모리 수요는 장기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딥시크 같은 오픈소스 기반의 효율적인 AI 모델이 공개되며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AI 생태계의 활성화로 이어져 AI 서버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딥시크는 AI 개발 시장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효과를 가져왔다"며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HBM 뿐 아니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K하이닉스도) 1분기 동안 DDR5 기반 96GB(기가바이트) 모듈 수요 증가를 경험했다"며 "올해도 AI 모델 개발 증가 등에 따라 고용량 DIM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AI 시장의 중심이 모델 훈련에서 추론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창출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딥시크가 기폭제가 돼 AI 저변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AI 개발과 응용이 점차 확대되고 장기적인 AI 서버 성장과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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