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합니다. 이는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입니다. 불안한 경제 정책에 가상자산 시장까지 흔들린 것이죠. 그런데 미국 관세 정책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셔터스톡

경제 불안감 높인 미국 관세 정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모든 국가에 기본 10%를 적용하고 나라별로 추가 상호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발표한 상호관세율은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등입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죠. 이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금융 시장은 급락했습니다. 뉴욕증시는 5% 이상 하락했고,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경제 불안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기로 합니다. 단 보복조치를 발표했던 중국에는 관세를 125%로 상향 조종하고 즉시 발효했습니다. 이번에도 주식 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죠.

미국 관세 정책의 여파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융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사이 가상자산 시장 역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요동쳤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거의 모든 종목이 지지선을 뚫고 추락했다가 관세 유예 정책 발표에 반등했습니다.

미국 관세 정책에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친다 / 출처=백악관

글로벌 금융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였던 가상자산

일부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한 대체자산’이라고 주장합니다. 전통 금융 시장에 종속되지 않고 경제 위기에서도 자산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안전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가상자산은 미국 달러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가치가 내려가고, 달러가 하락하면 가격이 올랐죠. 글로벌 금융 시장이 위축될 때도 주요 가상자산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파산했을 때 주식 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가격은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최근 가상자산 흐름은 금융 시장과 유사했습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시세 하락

최근 가상자산이 금융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 이유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입니다.

미국 관세 정책은 무역 환경 악화로 인한 물가 상승, 경기 침체,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웠습니다. 원가 상승,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특히 수입이나 수출 의존도가 큰 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되죠.

이런 불안감에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처분하고 현금, 금 등의 안전 자산을 찾았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관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투자 심리 위축은 유동성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즉 투자자가 줄어든 것이죠. 결국 가상자산 시장은 금융 시장과 함께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은 주말에도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의 불안감이 더 크게 반영됐습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 출처=셔터스톡

가상자산 투자, 거시 경제에도 관심 가져야

과거 가상자산은 금융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을 보였습니다.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강세를 유지했죠.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달러, 주식 등 투자 수단을 대체하는 안전 자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은 글로벌 거시 경제 상황에 따라 금융 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물론 일부 구간에서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를 면치는 못했습니다. 이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디커플링 현상이 강한 자산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글로벌 거시 경제 상황도 주시해야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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