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개발자용 AI ‘GPT-4.1’, 기존 모델 대비 6배 저렴해
“유리한 입지 다지기 위해 가격 경쟁 뛰어들어”
향후 AI 모델 업계 가격 낮추기 경쟁 이어질 듯
오픈AI 로고. /연합뉴스
오픈AI가 최근 출시한 개발자용 인공지능(AI) 모델 ‘GPT-4.1’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비용을 낮춰 가격을 크게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의 출시가 오픈AI의 전략적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구글, 앤트로픽, xAI 등 경쟁사에 대응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17일 IT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가 지난 14일(현지시각) 출시한 GPT-4.1은 오픈AI 모델 중 가장 코딩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PT-4.1은 지난해 출시한 GPT-4o 멀티모달 AI 모델의 후속작으로, 기본형과 소형 모델 미니, 초소형 나노로 나뉜다. GPT-4.1은 철저히 코딩 성능 강화에 집중한 모델이다. 오픈AI는 “GPT-4.1의 코딩 성능은 GPT-4o보다 21.4%, GPT-4.5보다 26.6% 높다”고 설명했다.
GPT-4.1 기본형은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SWE 벤치마크에서 작업 완료율 54.6%를 달성해 GPT-4o(33%)는 물론 앞서 발표한 대형 모델 GPT-4.5(38%)도 넘어섰다. 추론 모델인 o3 미니(49%)보다도 높은 점수다. 수학 평가인 AIME24에서는 기본형과 미니, 나노가 각각 48.1%, 49.6%, 29.4%를 기록해 GPT-4o(13.1%)를 압도했다. 나노를 제외하고는 GPT-4.5(36.7%)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GPT-4.1은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GPT-4.1의 100만 토큰 당 입·출력 비용은 기본형이 각각 2달러(2800원), 8달러(1만1300원), 나노는 0.1달러(140원), 0.4달러(560원)에 불과하다. 기존 GPT-4o는 각각 5달러(7100원), 20달러(2만8400원)였고 GPT-4o 미니는 0.6달러(850원), 2.4달러(3400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6배 저렴해졌다. 오픈AI는 “GPT-4.1은 중간 수준 요청에서 GPT-4o보다 26% 저렴하며 나노는 가장 저렴하고 빠른 모델”이라며 “‘반복되는 요청’은 할인율을 기본 50%에서 75%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이는 경쟁사 대비로도 저렴한 가격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3.7 소네트’와 xAI의 ‘그록-3’의 경우 입력과 출력이 각각 3달러(4200원), 15달러(2만1200원)이다.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는 입력이 1.25달러(1700원), 출력이 10달러(1만4200원)로 경쟁사 첨단 모델 중 가장 가격이 저렴했다. 오픈AI는 AI 모델 경량화로 가동비를 낮춰 최종 사용료를 내렸다고 설명한다. 실제 오픈AI는 GPT-4.1 출시에 따라 현재 API로 제공 중인 ‘GPT-4.5’ 서비스를 오는 7월 종료한다고 밝혔다. GPT-4.5의 연산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GPT-4.1 출시가 오픈AI의 전략적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개발자용 AI 경쟁이 본격화한 만큼 오픈AI가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실제 앤트로픽은 지난 2월 클로드 3.7 소넷을 출시하면서 코딩에 특화한 ‘클로드 코드’를 내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구글 또한 같은 시기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를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게 했다.
자체 클라우드를 지닌 구글은 제미나이 ‘플래시 라이트’ 등 초저가 모델을 내놓으며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다. 딥시크 등 중국발 저가 모델에 이어 미국 빅테크까지 API 가격을 낮추며 개발자 시장을 공략하자 오픈AI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쟁사 대비 저렴한 GPT-4.1 가격은 현재 컴퓨팅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오픈AI의 상황을 고려하면 일부 손실을 감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픈AI의 행보로 AI 모델 가격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모델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추론에 드는 비용이 매년 급격히 줄어드는 점도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동일한 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LLM 추론 비용이 매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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