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17일 한국산업은행 앞 매각 반대 기자회견
카모 2대주주 TPG 엑시트 재추진…VIG 인수후보 거론
社, 지분·경영권 매각 없다지만…勞 "신뢰 없고 위험 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035720)는 지분 매각이나 경영권 이전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사측에 대한 신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약탈적 사모펀드에 산업은행 투자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과 이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T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가진 국민 플랫폼”이라며 “사모펀드에 지배권이 넘어갈 경우 수익 중심 구조로 전환되면서 사용자 편익이 희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용자 데이터 판매나 쪼개기 매각 가능성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산업은행에 공적자금 투입 중단을 촉구했다.
카카오T 택시 모습.(사진=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 57.2%), 2대 주주는 미국 사모펀드 TPG가 주도하는 카키홀딩스(14.29%)다. TPG는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 약 6400억원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로, 현재 IPO 지연에 따라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약 6조원으로 평가되며,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해 매출 6750억원, 영업이익 930억원, 순이익 289억원을 기록했다.
TPG 지분 인수 후보로는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거론되며,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인수 금융 주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일정 기간 내 IPO가 무산될 경우, 카카오가 일부 지분 및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의 계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이 같은 지분 매각 및 경영권 이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룹 내 수익을 내는 핵심 계열사로, 제3자에게 회사를 넘길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당사는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카카오가 경영권을 매각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무적 투자자(FI) 교체와 관련해 주주 및 투자자 간 검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와 관련해 기존 사모펀드는 괜찮고 새로운 사모펀드는 안 된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만약 VIG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산업은행이 인수 자금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이는 투자 목적의 자금으로 노조가 주장하는 공적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이다.
이에 대해 서승욱 지회장은 “지분 계약에 비공개 옵션이 포함됐을 수 있어 향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며 “옵션 실행 가능성이 있다면 사실상 매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VIG 컨소시엄에 투자하는 목적과 방향을 명확히 밝혀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투자자 중심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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