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우주 인터넷 시대] ③ 국내에선 공공·산업·특수목적 수요
[편집자주]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법인 설립 2년여 만에 상용화를 앞뒀다. 영국 '원웹'에 이어 아마존 '카이퍼'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다가올 6G 시대 저궤도 위성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국내 민관군에서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협력을 모색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산업의 현황과 미래 시장 전망을 살펴본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저궤도(LEO) 위성통신'이 6G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내 기술력은 미진하다. 물론 한국은 국토가 좁고 지상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돼 필요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6G 시대에서 글로벌 기술 주도권 확보 및 초연결 사회 구현, 재난 대응력 강화, 우주산업과의 연계 등을 고려하면 저궤도 위성통신은 필수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체적인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국내 기업은 없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과 정부 주도로 관련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T의 자회사 KT SAT가 대표적이다. KT SAT는 정지궤도 위성(무궁화위성)과 저궤도 위성(스타링크)을 결합한 통신 솔루션 '엑스웨이브원'을 지난 2월 출시했다. 정지궤도의 안정성과 저궤도의 고속·저지연 특성을 활용해 사용자 환경에 맞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 선박 등 해양 산업에 최적화돼 있다.
SK텔레콤 자회사 중 SK텔링크도 2023년 9월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스타링크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가 아닌 직접 참여를 통해 스타링크와 협업했다. 이밖에 스타링크코리아가 2023년 국내 법인 설립 후 이르면 6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개시한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 구축으로 민간과 군용 통신망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저궤도 위성용 ISL(위성 간 레이저 통신)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스타링크가 한국에 도입되면 도서 지역, 산간 오지, 해상, 항공기 등 기존 통신망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진다. 이는 디지털 소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LCC(저비용항공사)와 해운업계에서는 스타링크를 통해 기내·선박 내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어 승객과 승무원의 통신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UAM(도심항공교통) 등 차세대 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일각에선 국토 대부분이 지상망으로 촘촘하게 구축돼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갖춘 한국의 경우 저궤도 위성망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위성 인터넷의 '빈틈을 메우는' 본래 목적이 한국에선 크게 의미가 없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처럼 통신망이 잘 갖춰진 나라는 스타링크가 기존 시장을 대체하진 못하지만, 보완재나 예비망으로의 전략적 가치는 있다"며 "민간보다는 공공·산업·특수목적 수요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신 세대가 높아질수록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설치해야 하는 문제도 저궤도 위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 5G의 경우도 대형 기지국뿐 아니라 소형 셀 같은 초근거리 커버 장비를 병행 사용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6G에서는 위성과 연계된 하이브리드망이 병행될 전망"이라며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저궤도 위성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