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현대ENG·MPR 컨소, 美미주리대 '차세대 연구로 사업' 초기설계 계약
17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진행된 미국 미주리대 연구용 원자로 초기설계 수출 성과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오른쪽 세번째)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이 66년만에 미국에 첫 수출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 역량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이번 수출은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게 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 MPR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학교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미주리대 '차세대연구로 사업(NextGen MURR 프로젝트)'의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20 MWth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이다. 컨소시엄은 미주리대의 설계 사업 입찰에 참여해 지난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사업의 첫 단계로 이날 초기설계 계약이 확정됐다. 초기설계단계의 사업규모는 1000만 달러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연구로 설계 수출은 과학기술과 한미기술동맹, 산업·경제 성과 등 3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미국으로부터 원자력 기술 도입 후 66년간 지속적인 투자로 역수출을 했다는 데 과학기술 측면의 의미가 있으며, 한미동맹을 통한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 촉진 기대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기회 마련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성과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시작된 우리의 원자력 기술로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로 설계 수출의 첫 발을 내디딘 쾌거다. 앞서 우리나라는 1959년 7월 14일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 1호기(TRIGA Mark-Ⅱ)를 도입하면서 원자력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과기정통부의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일군 높은 기술력과 원자력연구원 연구자들의 기술 개발과 수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또 원자력 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엔의 미국기업인 MPR과의 협력이 중요했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세계 유일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은 사업 수주의 핵심적인 기술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컨소시엄 책임자인 임인철 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성공 요인은 컨소시엄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과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면서 과거 해외 사업을 통해 성공적인 수행 경험을 쌓은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 초기단계 사업 이후 2단계 계약추진을 가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초기 계약 이후 2단계 계약까지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연구로 해외진출 강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구로 200여기 중 70%가 40년이상 노후화돼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연구로 수출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측이다. 이에 연구로 수출을 촉진하고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화, △민관협력형 수출기반 조성 및 기술 고도화, △국제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향후 정부는 연구로에 대한 전략적 수출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전략기술인 선진 원자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원자력 기술을 선도하고, 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새 연구용 원자로 추진에도 기존 미국 미주리대 내 원자로는 당분간 병행 운영된다. 다만 기존 원자로가 99% 고농축 원자로인 것을 감안해 글로벌 비핵확산 방침에 따라 농축비율을 20%이하로 점차 줄인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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