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원들이 경북 영덕 지역에서 통신망 복구 작업을 진행한 모습
지난 달 경북 산불 사태로 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KT의 망 생존성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재해시 안정적 통신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차질 없는 통신망 운영을 위한 기술 투자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경북 대형 산불 사태에서 선로 지중화와 회선 이원화로 통신망 먹통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선로 지중화는 통신 케이블을 지면으로부터 0.8m 아래에 매설하는 방법이다. 통신 케이블이 땅 속에 있는 만큼 산불로부터 직접적 피해를 입을 확률이 낮다. 이번에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 내 KT 기간 선로는 전체의 88%가 지중화돼 있어 망 생존성이 통신 3사 중 가장 높았다.
전국 기준으로도 KT의 기간 선로 지중화 비율은 90%대에 달한다. 이는 다른 통신사 대비 3~4배 이상 높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에 지중화 된 KT 기간선로 길이는 약 12만3700㎞ 이상”이라며 “재난 등 상황을 대비하고 원활한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중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KT는 지중화가 되지 않은 구간에서는 '회선 이원화'를 통해 피해를 줄였다. 회선 이원화는 케이블이 피해를 받은 경우 자동으로 다른 회선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우회로를 미리 구성하는 방법이다.
이번 산불 사태 때 안동시 길안면부터 영주시 영역의 통신 케이블이 화재 피해를 입었지만 회선 이원화를 통해 해당 지역 고객들에게 서비스 중단 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KT의 '엄브렐라 셀' 기술도 이번 재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엄브렐라 셀은 고지대 기지국 하나로 넓은 저지대 지역을 우산처럼 덮어주는 기술이다. 산불 등 재난으로 통신 시설이 피해를 입었을 때 넓은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긴급 복구에 효과적이다.
특히 이번 산불 사태 때 피해를 크게 입은 영덕군에서 KT는 봉화산 고지중계소 엄브렐라 셀을 활용해 긴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KT는 전국 52개 고지 중계소의 기지국을 활용해 평시에는 등산로를 포함한 산악 지역 내 통신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고 재난 상황시에는 긴급 통신 서비스 용도로 전환 운용한다.
특히 산불로 인해 울진군 지역에서 SK텔레콤의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을때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난로밍 명령에 따라 통신 서비스를 대체 제공했다. 재난로밍은 특정 사업자의 통신 서비스의 장애가 발생시때 다른 사업자 설비를 이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난 대책이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재난망이나 공공안전 통신망 구축과 운영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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