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울트라. 사진=삼성닷컴 갈무리
"갤럭시S24 울트라 신제품이랑 중고폰이랑 가격 차이가 이것밖에 안 나면 당연히 새 제품을 사지 않을까요?"
한 달 전 휴대폰이 고장나 새 휴대폰을 알아보던 취업준비생 서지영 씨(30)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인증중고폰' 가격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믿을 만한 인증 중고폰이라는 점에 끌렸으나 가격적 메리트(장점)가 크지 않다는 이유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 자급제 제품을 시작으로 갤럭시 인증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출시 가격과 비교해 26만~64만원 저렴하다. 서 씨가 알아본 갤럭시S24 울트라 256GB 제품의 경우 출고가(184만1400원)보다 약 54만원 싼 130만7900원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동일 제품의 온라인 최저가를 검색해보면 출고가보다 약 45만원 저렴한 수준에 판매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와 공식파트너를 맺은 핸드폰 유통 판매처 기준으로 139만9000원에 판매 중이라, 갤럭시 인증 중고폰 가격에서 약 9만원만 더 내면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중고폰을 구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인 '저렴한 가격'에서 어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더 싼 가격에 풀렸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의 'AI 스마트폰 시세 조회'를 보면 해당 제품의 이번 주 평균가는 83만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운영하는 리퍼비시(미세한 흠집 등이 있는 제품을 보수·재포장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제품은 S급 기준 106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증 중고폰 가격보다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왼쪽부터 당근마켓의 갤럭시S24울트라 256GB 중고 제품 가격시세와 크림의 리퍼비시 해당 제품 S급 가격. 사진=당근마켓, 크림 갈무리
한 대학생 소비자는 "삼성전자가 인증한 중고폰이라 해도, 더블 스토리지(용량 2배 업그레이드)나 각종 액세서리 할인 등 신제품 출시 당시 사전 예약으로 구매했을 때 혜택들이 모두 빠졌는데 출고가와 중고폰 가격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제품 상태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해 인증 중고폰 가격을 정한 것이란 입장이다. 갤럭시 인증 중고폰은 온라인 구매 후 한 주 안에 단순 변심이나 단순 개봉으로 반품된 스마트폰 중에서 검사를 거쳐 최상위급으로 판정된 제품만 선별했다. 고장나 수리한 제품이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일반 휴대폰 유통 판매처에서 파는 갤럭시S24 제품 가격과 단순 비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통 판매처에 제조사가 가격을 정해 제품을 팔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해당 업체에서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을 자체적으로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인증 증고폰은 새 제품과 동일한 품질 기준과 보증기간 2년이 제공된다. 모바일 케어 서비스인 삼성케어플러스 중 파손 보장형에도 가입 가능하다. 회사 측은 "추후 갤럭시 인증 중고폰 가격이 인하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며 "소비자 선택폭을 넓힌 서비스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