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맹타 터뜨리며 2025시즌 새로운 혜성으로 떠올라... 타율 1위 이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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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전민재 |
ⓒ 롯데자이언츠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전민재가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2025시즌이 배출한 새로운 혜성으로 떠올랐다.
전민재는 올시즌 18경기에 출전해 50타수 20안타를 터뜨리며 무려 '꿈의 4할타율'을 기록중이다. 손아섭(NC, .389), 강민호(삼성, .371), 김현수(LG, .362) 등 그야말로 쟁쟁한 각팀의 간판 스타들을 제치고 타율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사직 두산전에서 4타수 3안타 1도루의 맹타를 휘두른 이후부터 최근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만 놓고보면 전민재의 타율은 5할(.531, 32타수 17안타)이 훌쩍 넘는다.
전민재는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에서 정철원과 함께 2대 3 트레이드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로써 두산 시절 사령탑이었던 김태형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전민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내야 자원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 2024시즌에는 두산에서 처음으로 100경기에 출전했고 유격수로만 무려 395이닝(팀내 2위)을 소화했을 만큼 한때 차세대 주전 유격수 후보로 꼽히도 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좋지않은 선구안과 변화구 대처능력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며, 내야 유망주 자원이 많았던 팀내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사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더 주목받았던 것은 동갑내기 정철원이었다. 두산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신인왕까지 수상했던 그는 롯데의 최대 약점이던 불펜을 보강해줄 최적의 선택지로 꼽혔다. 실제로 그는 올시즌 롯데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11경기에서 벌써 7개의 홀드를 기록중이지만 자책점이 6.23으로 높은 게 아쉽다.
기대 이상의 타격... 수비도 훌륭
전민재는 당초 내야 유틸리티와 백업 자원 정도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전 3루수 손호영의 부상과 유격수 박승욱의 부진 등이 겹치며 롯데 내야가 흔들리자 예상보다 빨리 전민재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전민재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두산에서 통산 타율이 2할5푼5리(2024시즌 2할 4푼 6리)에 그쳤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자마자 그야말로 환골탈태한듯한 타격감을 과시하며 단숨에 롯데 하위타선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했다. 홈런은 아직 없지만, 출루율 .444, 득점권 타율 .353로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사직 NC 다이노스 전에서는 8회초 시즌 첫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고비마다 팀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 페이스라면 조만간 상위 타선이나 테이블세터진으로의 전진 배치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기대 이상의 타격뿐만이 아니라, 본래 장점으로 꼽혔던 수비 역시 소홀하지 않다. 전민재는 유틸리티 자원답게 올시즌 유격수로 가장 많은 7경기 68이닝을 소화했지만, 3루수(5경기)와 2루수(2경기)로도 종종 선발 출장하며 팀사정상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실책은 단 1개에 불과할 만큼 안정감 있는 수비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일 NC전에서는 7회말 2사 1루에서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권희동의 타구를 잡아내는 인상적인 호수비를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시즌 초반 부진하던 롯데가 4월들어 5할승률(6승 5패, .545)을 넘기며 반등할 수 있었던 데는 전민재의 기여도가 매우 컸다. 롯데는 현재 8승 1무 10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올라있다. 반면 전민재와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김민석과 추재현은 연이어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현재까지 대형 트레이드의 승자는 롯데 쪽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전민재의 깜짝 비상은 지난해 손호영의 성공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롯데는 L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손호영을 영입하며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LG 시절에는 백업 내야수에 머물렀던 손호영은 롯데 유니폼을 입자마자 중심타자로 변신했고 102경기에서 타율 .317 18홈런 78타점 7도루라는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남기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의 손호영에서 올해의 전민재·정철원까지 롯데가 최근 잇달아 성공적인 트레이드 효과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다만 다른 팀에서는 주전경쟁에 밀려난 선수들이 롯데에만 오면 단숨에 주전을 차지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만큼 롯데의 선수층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롯데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윤동희·고승민·나승엽·황성빈 등 20대 주전 선수들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1-2군을 들락거리며 롯데는 아직 최상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최근 베테랑 전준우와 정훈을 적극 활용하는 등 나이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조합을 가동하며 주전 경쟁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전민재 역시 최근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특정 포지션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입지를 굳힌 것은 아니다. 롯데 내야진은 현재로서는 주전 멤버가 유동적인 과도기에 가깝다.
롯데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포스트 시즌무대를 밟지 못했고,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도 7위에 그칠만큼 가을야구에 목말라있다. 시즌 초반부터 김태형 감독의 황태자로 꼽혔던 윤동희가 2군행을 통보받은 데 이어, 트레이드로 영입된 전민재의 깜짝 약진은, 현재로서 롯데 선수단 전체에 누구도 경쟁구도에서 예외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과연 '전민재 효과'가 잠깐의 돌풍을 넘어 올시즌 롯데의 가을야구 숙원을 푸는 데 선봉장 역할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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