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구글·MS 이어 네이버까지 동참
전문지식 실시간 연동·AI 에이전트 협업 가능
‘인공지능(AI) 세상의 월드와이드웹 규약(HTTP)’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인공지능(AI) 생태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개방형 프로토콜 ‘MCP(Model Context Protocol)’이 차세대 AI 연결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치 ‘HTTP’가 동일한 표준으로 월드와이드웹 세상을 연결했던 것처럼, MCP는 AI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규약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최근 구글이 자사의 AI 비서 간 상호작용 체계인 ‘A2A(Agent-to-Agent)’를 MCP와 호환하도록 설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MCP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산업의 연결 표준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노선 바꾼 오픈AI, 구글·네이버도 동참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이 지난해 11월 오픈소스로 공개한 MCP가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당초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 중이던 오픈AI도 전 세계 개발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지난 3월 MCP 지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깃허브 코파일럿과 코파일럿 스튜디오 등 주요 개발 플랫폼에서 MCP 지원을 시작했으며, 구글도 지난 10일(현지시간) 제미나이 소프트웨어개발툴킷(SDK)과 에이전트 간 연결 기능인 A2A(Agent-to-Agent)에 MCP를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MCP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외부 데이터베이스, 도구, 애플리케이션과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통신 규약이다. 이를 통해 AI 기능은 비약적으로 확장되며, 다양한 AI 에이전트 간 협업도 가능해진다.
한 전문가는 “MCP가 공개되자마자 개발자 커뮤니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며 “챗GPT 초창기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레딧 등 커뮤니티에서도 열광적인 피드백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사실상 모두가 MCP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연결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이노베이션센터장은 “AI 에이전트가 외부 도구나 데이터와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표준 규약이 MCP”라며 “굳이 독자적인 프로토콜로 고립될 이유는 없다. 네이버 역시 MCP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지식도 실시간 연결도… MCP가 열어준 AI의 새 시대”
MCP가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AI 비서(에이전트)가 외부 정보나 도구와 연결되면서, 그동안 AI가 약점을 드러냈던 전문 지식 영역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거대언어모델(LLM)은 한 번 학습한 데이터로만 작동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가 낡거나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예컨대 의료나 법률 같은 고도화된 분야에 대해 질문을 해도 정확하고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MCP를 활용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거나 외부 도구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을 수 있게 된다. 마치 AI가 사람처럼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전문가용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둘째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서로 다른 에이전트들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업하기 위한 ‘공통 언어’가 필요해졌다는 점이다. 구글이 최근 자사의 에이전트 간 연결 시스템(A2A)에 MCP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양한 AI 비서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하나의 AI가 이메일을 작성하고, 다른 AI가 회의 일정을 조율하며, 또 다른 AI가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AI들이 효율적으로 연동되려면, 서로 동일한 방식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MCP는 이러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표준으로 주목받는다.
MCP는 이처럼 검색 기반 생성(RAG),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B),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 등 최신 기술들과 결합해, AI의 실시간 응답성과 도구 활용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배주호 한국외대 글로벌비즈니스&테크놀로지학부 교수는 “MCP는 LLM이 외부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페이스로, 기존 API와는 지향점이 다르다”며 “기존 API가 서비스 제공자 중심의 방식이었다면, MCP는 AI 에이전트가 도구를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해 손발을 달아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MCP는 단순한 프로토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대부분의 컴퓨터 기반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중요한 기술”이라면서도 “국내 기업들은 아직 에이전트 수준의 LLM을 서비스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이 부족해 MCP 도입 여부를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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