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이어 인조이까지 100만장 달성
- 한국 게인 산업도 이런 소식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2023년부터 한국 패키지 게임의 100만 장 판매 소식이 해마다 들려오고 있다. 이른바 밀리언셀러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패키지 게임 판매고는 영화 누적 관객 수와 비슷하다. 영화에서는 관객 수가 흥행을 증명한다. 물론 제작 비용에 따라 손익분기점이 다르겠지만 패키지 게임도 보통 100만 장을 판매하면 게이머들에게 인정 받고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게임 산업에서는 100만 장 판매고는 커녕 패키지 게임을 선뜻 출시하지 못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다양한 패키지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로 파생시키는 문화 콘텐츠로 적극 활용한 반면 한국 게임 산업은 매출 상승에만 초점을 기울인 모바일 경쟁형 MMORPG가 성행한 탓이다.
모바일 경쟁형 MMORPG의 인기가 점점 식어가니까 서브컬처 수집형 RPG가 대세로 떠올랐다. 두 장르는 게임성과 과금 유도 수위만 다르지 많은 돈을 주고 게임에서 필요한 캐릭터, 아이템을 뽑는 확률형 아이템 기반 수익을 챙기기는 마찬가지다.
과금 수위가 도를 지나치니까 유저 반응이 차가워졌다. 경쟁형 MMORPG는 스트리머 프로모션 이슈가,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 확률 조작 이슈가, 서브컬처 게임은 고성능 캐릭터를 앞세운 과도한 과금 유도가 원인이었다.
■ 좁은 한국에서 넓은 글로벌로
- 리니지M 이후 매출은 폭발적으로 상승했지만 특정 장르에 매몰된 한국 게임 산업
게이머 질타와 별개로 게임사들도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정된 인구, 기존 인기 게임의 강세,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수없이 쏟아지는 한국 시장만으로는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시장은 한국 게임의 진입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배틀그라운드 등 대성공을 거둔 게임도 존재하지만 이미 서브컬처 수집형 RPG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자리를 잡았고 경쟁형 MMORPG의 경우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성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커뮤니티가 워낙 발달한 시대인 만큼 해외 게이머들도 한국 게임의 과도한 과금 유도를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해외 게임에서 과금 관련 업데이트가 발표되면 SOUTH KOREA가 늘 거론됐다.
한국 게임 업계의 인식을 크게 전환시킬 매개체가 필요했고 한국 게이머들도 이를 애타게 기다렸다. 그 기다림 끝에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와 네오위즈 P의 거짓이 포문을 열었다.
■ 한국 게임의 턴어라운드 마련한 2023년
- 한국 게임의 게임스컴 3관왕 소식은 게이머로서 자랑스러운 사건이었다
P의 거짓은 국내 최초 2023년 게임스컴 3관왕의 영예를 얻으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고 정식 판매 당시 그 관심이 반영되면서 출시 1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출시 직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비디오 게임 판매 차트 3위를 기록하고 플레이스테이션5의 판매량 집계에서는 독일 1위, 일본 3위에 올랐던 성과다. 게다가 출시와 동시에 엑스박스 게임패스까지 지원한 상태에서의 기록이니까 P의 거짓이 게임성으로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확실히 인정 받은 셈이다.
- 수많은 기록을 세운 데이브 더 다이버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24년 12월 기준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물론 패키지 가격이 저렴한 만큼 매출에서의 차이를 간과할 순 없겠지만 500만 장은 글로벌 유명 게임사들도 쉽게 달성하지 못한 기록인 만큼 한국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브의 인기는 판매고 외 기록에서도 돋보인다. 국내 최초 글로벌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90점, 머스트 플레이 배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이저 시상식에서 수상 기록도 올렸다.
■ 연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공한 2024년
- 글로벌 게이머들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은 스텔라 블레이드
2023년 한국 패키지 게임의 가능성이 처음 보였다면 2024년에는 성과를 이어갔다. 주인공은 '스텔라 블레이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내 최초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세컨드 파티 개발사로 선정된 시프트업의 첫 번째 패키지 게임이다.
출시 전 스텔라 블레이드는 정치적 올바름으로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비판을 받은 해외 게임 시장에서 기존 PC 사상 기반 캐릭터 디자인과 상반된 스타일을 채택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물론 해당 디자인은 PC 사상을 적대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의 스타일일 뿐인데 시장 트렌드에 부합됐을 뿐이었다. 덕분에 주요 국가 PS 스토어 인기 및 사전 예약 1위를 휩쓸었다.
출시 이후에는 게임성으로 인정을 받았다. 수려한 디자인, 화끈한 액션, 발 빠른 피드백 반영,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호평 포인트였다.
그 결과 시프트업 상장 전 누적 판매량 100만 장 돌파 소식을 발표했다. 한국 게임사에서 개발한 신규 IP이자 최초 PC5 독점작의 100만 장 판매 기록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게임성이 얼마나 게이머들을 만족시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2025년 연초부터 제대로 치솟은 기대감
- 100만 장 판매보다 비주류 장르에서의 성과가 더 유의미한 인조이
스텔라 블레이드 이후 한국 패키지 게임은 잠시 숨을 돌렸다. 그 휴식기 동안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지스타 등 각종 국제 게임 박랍회에서 펄어비스 붉은사막,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카잔, 크래프톤 인조이가 새로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각 게임들은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크래프톤 인조이는 얼리 액세스 1주일 만에 100만 장 판매 소식을 알렸다. 인조이의 성과는 액션에만 치중된 한국 게임에서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알린 첫 번째 작품인 만큼 더욱더 의미가 크다.
게다가 1주일 만에 100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한 것은 데이브 더 다이버 약 2주, P의 거짓 약 1개월, 스텔라 블레이드 약 2개월 기록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흥행 속도다.
- 카잔의 100만 장 판매 소식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넥슨은 데이브의 흥행을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이어가는 추세다. 아직 공식 판매량 소식이 전해지진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의 인기와 게이머들의 플레이 현황을 미뤄봤을 때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충분히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은 카잔의 완성도를 꾸준히 올리기 위해 신속하게 핫픽스를 적용할 뿐만 아니라 추가 콘텐츠도 착실히 준비 중이다. 개발사 네오플은 "5월에는 무료 DLC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겠다"며 기대감을 심었다.
카잔과 인조이의 흥행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은 펄어비스 '붉은사막'에 집중됐다. IGN, 더 게이머를 포함한 글로벌 유명 미디어는 지난 GDC2025에서 선보인 붉은사막의 그래픽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붉은사막은 오랜 개발 기간에도 높은 기대감을 얻고 있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지스타에서 수집한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고퀄리티 그래픽 환경에서의 최적화를 제대로 이뤄낸다면 한국 게임 산업의 위상은 퀀텀점프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한국 게임 산업은 8년 전과 달리 매년 다른 모습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인식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 붉은사막 이후 눈물을 마시는 새, 도깨비, LLL 등을 다양한 게임도 개발 중인 만큼 글로벌 유명 게임사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 붉은사막은 2025년 피날레를 제대로 장식할 수 있을까?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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