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딜로이트컨설팅 그룹장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허용되면서,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전략적으로 보유·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작으로, 향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 참여, 그리고 Web3 기반 신사업 모델까지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동기 딜로이트컨설팅 블록체인 & 디지털 자산 그룹장은 오는 4월 22일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리는 '법인 가상자산 투자 시대: 전략수립과 기회 탐색 컨퍼런스'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변화하는 제도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기 그룹장은 현재 딜로이트컨설팅 코리아에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자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및 사업화 전략 수립부터 디지털자산 리스크 관리, 외부감사 대응 자문까지 폭넓은 실무 경험을 보유한 업계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기 그룹장은 “한국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가 허용되는 출발점에서, 투자와 재무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제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투자·재무 전략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이자 금융 혁신의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자금세탁방지(AML), 회계 및 세무 기준,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갖추어 시장 변동성과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그룹장은 정부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로드맵이 마련되면서, 법인의 투자 및 비즈니스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네 가지 주요 기회를 제시했다. 첫째는 자산 운용 및 투자 기회의 확대다. 이제 한국 법인들도 글로벌 기업처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디지털 자산을 장기 투자 및 리스크 헤지(hedge)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동기 그룹장은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웹3(Web 3.0) 및 디지털 자산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확장이다. 대체불가토큰(NFT), 토큰화된 자산, 블록체인 기반 B2B 결제 시스템 등의 도입이 가속화되며, 국내 기업들도 관련 수익모델을 적극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는 “NFT, 토큰화를 활용한 서비스 모델 구축이 더욱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셋째는 국경 간 결제 및 금융 혁신의 가능성이다.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지급결제, 국제 송금,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 그룹장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원화 기반-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모델을 기업들이 본격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넷째는 자금조달의 새로운 방식이다.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O),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등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금융상품들이 기업의 자산관리 및 조달 전략을 재편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그룹장은 이어 “다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자산 규제 환경이 점차 크립토 친화적으로 정비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춰, 국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가상자산을 활용한 재무전략 도입을 넘어,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가 본격적으로 동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기 그룹장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준비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기업 맞춤형 가상자산 투자 로드맵 수립이다. 그는 “기업의 재무 전략과 일관되도록 디지털 자산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초기 단계에서는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보유 전략부터 검토하고, 점차 웹3 및 토큰화된 금융상품 활용까지 확장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리스크 관리 및 규제 대응 체계 구축이다. 기업 내부에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 등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회계 기준과 세법 규정을 충실히 반영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법적 안정성 확보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셋째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진입 전략 수립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점차 도입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관련 인프라 및 결제 생태계 참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향후 규제 환경 마련과 함께 원화 기반K-스테이블코인 등 국내외 인프라와 연계된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동기 그룹장은 4월 22일(화) 역삼포스코타워에서 열리는 '법인 가상자산 투자시대: 전략수립과 기회 탐색 컨퍼런스'에서 '기업의 크립토 투자 글로벌 동향- 새로운 기회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수석 매니저 등도 연사로 참여해, 가상자산 투자 시대에 기업이 준비해야 할 전략과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자세한 정보는 행사 홈페이지(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37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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