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베트남 관세 유예에 일단 안도…상황 '예의주시'
애플, "中만 관세" 방침에 울상…'관세 면제'가 살 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유예 결정에 삼성전자 및 애플 등 스마트폰 업계가 당장 한숨을 돌렸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유예 결정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가 당장 한숨을 돌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이 계속되고 있어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 관세인 10%만 부과하기로 했다. 대신 보복 관세에 나선 중국에는 관세율을 125%까지 높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이번 유예 조치로 당장 관세로 인한 타격을 피했다. 이미 지난 2019년부터 스마트폰 생산기지의 '탈(脫) 중국' 전략을 지속한 덕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타이응우옌성과 박닌성에 모바일 공장을 두고 글로벌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을 생산 중이다. 미국에 판매되는 갤럭시 스마트폰 대부분이 생산되는 베트남은 당초 46%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됐으나 이날 유예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호관세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반사이익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호관세 유예 90일 동안 스마트폰 선행 생산을 통한 유통 채널 공급 확대와 동시에 전세계 8개 생산 거점의 생산지 조정의 충분한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삼성 스마트폰 관세 타격의 강도는 애플 아이폰 대비 훨씬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망 조정을 통해 베트남 생산 비중을 줄이고 인도 및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 중 인도는 미국 상호관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낮은 26%다. 향후 미국 수출 스마트폰 생산을 인도에서 맡게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 인도 모바일 공장은 지난 2023년부터 갤럭시S 시리즈 등 플래그십 라인업도 생산 중이다.
2025.3.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반면 애플은 관세 유예 조치에도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미국판매 아이폰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플이 아이폰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을 기대해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확실히 믿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이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를 두고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선을 긋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아이폰의 미국 생산은 실현되기 어렵다"며 "아시아에 구축된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미국에서 재현해 생산하려면 1000달러 아이폰이 3500달러(약 510만 원)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애플은 충격에 뒤늦게 생산기지 다변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애플이 상호관세 발표 이후 인도에서 아이폰을 실어나르는 항공편을 늘린데다, 인도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애플이 비교적 관세가 낮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으로 더 많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AFP=뉴스1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중 애플이 상호관세 충격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기업 '관세 면제'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일부 미국 기업의 관세 면제를 고려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특성 상 더 큰 타격을 받는 기업은 약간 유연하게 검토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때도 애플에는 관세를 면제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하루만에 15.33% 급등하며 지난 1998년 1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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