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치부 김도형 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1 】 이재명 대표가 우원식 의장의 개헌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면 되나요?
【 기자 】 사전 국민투표가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계엄사태 방지같은 일부는 받을 수 있다고 했죠.
선택적 개헌은 찬성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란 종식이 먼저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골자인 만큼 당장 이번 대선에서의 개헌 투표는 사실상 거절했다고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 질문 1-2 】 과거 개헌에 대한 입장과 미묘하게 바뀐 것도 같은데요?
【 기자 】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회의원 소환제 등 개헌과 맞닿은 이슈를 던지기도 했고요.
지난 대선에서는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 (지난 2022년) -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필요한 만큼의 임기 단축을 과감하게 수용할 것입니다."
지금은 여러 전제 조건도 달리다보니 과거보다는 미온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 질문 2 】 비명계나 다른 잠룡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명계가 개헌을 고집하는 속내는 뭔가요?
【 기자 】 당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개헌은 미룰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죠.
"개헌과 내란 종식은 동전의 앞뒷면이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는데요.
비명계는 개헌 이슈가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원로들과 의장까지 개헌을 언급하지만 이 대표는 소극적으로 응하는 만큼, 명분도 충분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 질문 2-2 】 개헌을 주장하면 정치적으로 유리한 게 어떤 게 있을까요?
【 기자 】 먼저 여론이겠죠.
실제 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개헌이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있고요.
국민의힘 역시 개헌 카드를 꺼내는 이유 가운데 이런 여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힘은 다른 속내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장 개헌에서 의회해산권도 논의돼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 인터뷰 : 주호영 / 국민의힘 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지난 3월) - "탄핵을 남발하고 입법 폭주할 경우에 대한 견제장치로 뭘 둘 것이냐, 예컨대 그것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을 줄 것이냐…."
개헌 국면에서 12·3 계엄은 국회와 대통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 질문 3 】 그러니까 국민의힘도 개헌 논의가 좋은 카드라는 거네요?
【 기자 】 네, 이 대표가 개헌 논의를 받지 않으면 '내란 종식과 윤석열 정부' 프레임으로 대선을 치르게 됩니다.
그럼 국민의힘이 불리하다는 판단입니다.
개헌을 주장해야 호헌 세력과 개헌 세력으로 프레임을 바꿀 수 있게 되는데요.
그러면 이 대표를 향해 덩달아 청산이 되어야 할 인물처럼 공격할 가능성도 있겠죠.
【 질문 4 】 이 대표가 개헌에 다소 미온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건가?
【 기자 】 네, 이 대표는 자칫 부정적 이슈가 될 수 있는데 굳이 먼저 발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개헌 논의가 권력 구조 논의로 이어지면 블랙홀이 된다는 점에서 이 대표를 향한 주목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유력한 1강 체제에서 개헌에 미온적인 속내는 이런 계산도 있어 보입니다.
【 질문 5 】 개헌 이슈가 앞으로 대선에 영향이 있을까요?
【 기자 】 노무현 정부 때도, 박근혜 정부 때도 모두 임기말에 개헌 카드를 꺼냈죠.
레임덕 국면에서 주위를 환기하는 카드로 쓰였던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공통적인 특징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쪽에서 꼭 개헌을 꺼낸 점이죠.
이재명 대표 1강 체제에서 이 대표의 전향적 입장 표명이 없으면 개헌 논의가 불붙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 우세합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도형 기자 nobangsim@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