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단말 홍보 광고가 붙어있다. 김나인 기자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 수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갤럭시S25', '아이폰16' 등 최신 스마트폰 출시 이후 번호이동이 늘어났지만,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 장기화와 수요 정체가 겹치면서 번호이동 시장이 꺾이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갤럭시S25 엣지' 등 신규 단말 출시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살아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협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 수 현황'에 따르면, 3월 번호이동 수치는 52만5937건으로 전월(57만5642건)보다 약 8.6% 감소했다.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은 1월 49만4500여건으로 50만건 이하로 떨어진 이후 2월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효과 등의 여파로 57만건으로 반등했지만, 신제품 출시 효과가 빠지면서 다시 주춤해졌다.
통신사별로 이동통신 3사 유입도 일제히 줄었다. SK텔레콤은 2월 11만6186건에서 3월 11만2609건으로, KT는 같은 달 8만2342건에서 7만3213건으로 감소했다. LG유플러스 또한 2월 8만9623건에서 3월 8만3983건으로 줄었다. 통상 3월은 신학기를 맞아 이동통신사들의 프로모션이 집중되면서 번호이동이 비교적 활발한 시기지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알뜰폰 업계 또한 지난 1월 3만2000여건에서 2월 4만2000여건으로 순증세를 보이며 반짝 살아나다가 3월 3만3000여건으로 다시 감소하면서 입지가 줄어드는 흐름이다. 연초 정부가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시행 이후 탄력세를 받던 알뜰폰은 월 2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로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축소하고 있다.
이에 이동통신 업계는 갤럭시S25, 아이폰 등 신형 휴대전화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인상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도 통신3사는 갤S25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으로 상향했다. 갤S25 시리즈는 국내 출시 21일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보급형 아이폰 '아이폰16e'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45만원으로 확대했다. 아이폰16e는 보급형 제품이지만,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해 국내 출고가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를 포함해 아이폰16e에서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지원금 인상으로 아이폰16e 판매에 힘이 실릴지도 관심이다.
갤럭시S25 시리즈 이후 공개될 삼성전자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 공개 시기도 주목된다. 갤S25엣지는 두께가 5.8㎜로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모델이다. 갤S25엣지는 애초 이달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삼성전자 조직 재정비 등의 여파로 출시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올 상반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7월 단통법 폐지 시행으로 번호이동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마케팅 안정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 시장 과열 가능성은 낮다"며 "우량 가입자 유치 경쟁을 펼칠 이벤트도 부재한 가운데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