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정책 결정 주체 바뀌면 재협상 가능…사태 장기화 막아야"
사직 전공의들 "USMEL 준비 쉽지 않아…하반기엔 복귀할 것"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각 대학 의대생들이 복귀 마감 시한에 임박해 속속 복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1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3.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헌법재판소가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지정하면서, 그간 정권 퇴진을 외치며 장외투쟁을 이어온 의료계 내부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일선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오는 4일 오전 11시로 지정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정부 고위직 인사의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예고되면서, 의대 증원 정책의 실무를 이끌었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 등의 교체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의료계는 탄핵심판 선고결과에 따라 의정 갈등 국면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교수도 "정책 결정 주체가 바뀌면, 의료계와의 재협상이 가능해진다"며 "정권의 기조가 바뀐다면 사태 장기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전공의 주 64시간,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을 추진하고, 전공의처럼 수련을 받는 의료인은 의료소송에서 배제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달 중으로 전공의 모집을 다시 시행해 5월 중으로는 복귀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수련을 중단한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했던 필수의료패키지,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 사직한 전공의는 "USMEL(미국의사면허시험)을 취득하려고 했지만 접수비용, 교통비(항공비) 등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생활비까지 벌면서 공부하려니 막막했다"며 "개원 또한 일부 부유한 사직 전공의들의 이야기였을 뿐, 대다수의 사직 전공의는 월 300만원을 받으면서 일하거나 취직도 못한 채로 버티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빅5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사직하지 않고) 병원에 남아 전문의를 취득한 동기들을 보면 여러 감정이 든다"며 "하반기쯤 복귀해 수련을 이어나가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단체 차원의 공식 입장 변화는 아직 없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의료정책 기조가 확실히 바뀌지 않는 이상, 대규모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앞두고 개별 (전공의, 의대생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일부 의대생들 사이에선 "일단 흐름을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메시지가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대 의대 예과생 A 씨는 "4일 선고 결과를 지켜본 후 투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학생들 사이에서 여타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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