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삼성전자, 물류비용 변화/그래픽=임종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상승했던 해상 운임이 '관세 전쟁' 시작과 함께 반토막 나면서 LG전자,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의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하반기 물류비용은 1조688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7.9%(368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물류비용은 총 3조1110억원으로 2023년 대비 4466억원 늘었다. 하반기가 물류비용 증가에 큰 역할을 한 셈이다.
물류비용 증가는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은 3조4197억원으로 전년보다 2336억원(6.4%) 줄었다. 물류비용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면 영업이익 증가도 가능했던 셈이다.
상황은 삼성전자도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물류비용은 2조9602억원으로 전년보다 32.7%(7289억원) 증가했다. 하반기 물류비용이 1조5987억원으로 전년 대비 80.2%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줬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 대형 가전을 생산하는 업체는 물류비용이 손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단순 주문량이 늘어서 물류비용이 증가한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해상 운임이 증가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같은 물건을 실어 날라도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급격히 상승했던 컨테이너선 운임은 2023년 안정화됐지만 지난해 다시 상승했다. 특히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추가 관세 부과가 예상되면서 선수요가 발생했고, 연말 운임이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초 2062.57이었던 SCFI(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연말 2460선까지 올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상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선사의 컨테이너선을 대부분 선점하면서 운임 상승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선수요가 올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SCFI가 급격히 하락 중이다. 올해 초 2505.17이었던 SCFI는 이달 셋째 주 기준 1292.75까지 떨어졌다. 3개월 만에 운임지수가 반토막(48.4% 하락) 났다.
전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물류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다행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물류비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만큼은 (영업이익의) 상고하저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날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물류비용은 지난해 대비 6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4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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