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준(왼쪽부터)과 문소리, 아이유, 박보검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넷플릭스·티빙 이용자의 4명 중 1명(24.6%)이 광고요금제를 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결과다. 요금이 저렴하다지만, 영상을 보는 중간에 광고가 나와 시청 흐름이 끊기는 광고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엄격한 규제를 받는 방송 광고와 달리 OTT는 자유로운 시도가 가능해 광고도 콘텐츠처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26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주최한 'OTT 광고요금제와 이용자' 세미나에서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광고 회피성향이 강하면서 콘텐츠 몰입을 중시한다"며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이용하면서도 콘텐츠를 몰입해 정주행할 수 있게 영리한 광고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물론 여러 OTT를 구독하다보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가성비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엔 OTT 광고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긍정적이다. 실제 넷플릭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 경험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국내 이용자가 TV 대비 24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광고 시간도 10초부터 60초까지 다양한 데다 △5초 이상 재생을 중단하면 광고가 나오는 '일시정지 광고' △ 3개 에피소드를 연속으로 보면 4번째 에피소드는 광고가 뜨지 않는 '몰아보기 광고' 등 시청 습관을 반영한 새로운 광고가 많아서다. 이야기 맥락이나 이용행태와 관계없이 30분마다 최대 1분 이내 광고가 뜨는 방송광고와는 차이가 크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시청자들은 광고 자체가 아닌 노골적인 광고에 부정적"이라며 "방송광고는 시간·형식·횟수 등 규제를 받다 보니 '광고를 광고처럼' 내보내는데, (OTT는) 콘텐츠에 녹아든 세련된 광고를 선보여 소비자도 만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 연구위원,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이춘 넷플릭스 한국광고사업부문 디렉터(왼쪽부터). /사진=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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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요금제=2등 이용자' 인식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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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방송사가 브랜딩 매체로서의 파급력을 많이 잃었다. 지금은 OTT, 그중에서도 넷플릭스가 (브랜딩 매체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며 "인터넷 광고처럼 노출과 클릭 수 만으론 광고 효과를 다 증명할 수 없다. 넷플릭스의 콘텐츠가 넘버원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OTT 광고요금제가 늘면서 이용자의 광고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연구위원은 "이용자 입장에선 광고가 범람하는 환경으로 변질될 수 있다"라며 "광고요금제 이용자들이 자신을 '2등'으로 위치 짓지 않도록 해상도나 동시접속자 수 등 기능적 차별을 최소화해야 한다. 광고주 및 광고 콘텐츠에 대한 품질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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